자두 복숭아 배 사과 등 2~7일 조기 개화
겨울철 고온 탓, 1월 평균 1.1도 역대 최고
이른 개화에 꽃샘추위 노출 우려도

사상 유례없는 겨울철 온난화로 인해 올해 충북 지역의 과일나무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최고 1주일 정도 빨라질 전망이다.
충북농업기술원은 올해 충북 중부지역 기준 주요 과수의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평균 2~7일 빨라질 것으로 관측됐다고 2일 밝혔다.
농업기술원 측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간 조사한 과수시험포장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같이 예측했다.
과수 별 개화 시기는 자두가 3월 27일~4월1일, 복숭아와 배가 4월7~9일, 사과(후지 기준)는 4월 14~16일로 예상됐다.
이는 예년 평균보다 자두는 4~7일, 복숭아와 배는 4~5일, 사과는 2~4일 앞당겨진 것이다.
개화 시기가 빨라지는 것은 겨울철 온난화 현상 때문이다.
이번 겨울은 사상 유례없는 따뜻한 계절로 기록됐다. 올 1월 평균 기온이 영상 1.1도로 예년 1월 평균 기온인 영하 3.2도보다 무려 4.3도나 높았다. 1월 평균 기온이 영상을 기록한 것은 청주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겨울철(2019년 12월~2020년 2월) 평균 기온도 1.2도로 평년 겨울철 평균 기온(영하 1.5도)보다 2.7도 높았다.
이른 개화로 과수가 봄철 꽃샘추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개화가 빨라지면 꽃 봉오리가 맺힐 때부터 꽃 피고 맺는 시기에 저온에 의한 냉해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북농업기술원은 저온 피해 예방을 위해 서리를 막는 방상팬과 미세살수 장치를 가동하고, 바람막이용 방풍망을 설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농가에 당부했다.
또한 꽃가루를 미리 확보하고 꽃이나 어린 과일을 솎는 시기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윤상 도농업기술원 과수팀장은 “앞으로 이상 기온이나 불규칙한 기후로 인한 생물계절 변화는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후 변화에도 견고하게 버틸 수 있는 품종 선택과 재배 기술 습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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