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민이 정계 은퇴시킬 것이다”, “불합리한 전략공천 철회하라”
미래통합당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세종시 단수공천 결정에 지역 여야 예비후보들이 일제히 맹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형권 예비후보는 2일 오전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 권력욕에 눈이 먼 변절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윤 예비후보는 “김 전 위원장은 불과 열흘 전까지 대구-종로-고양을 기웃거리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한 인물”이라며 “세종시에 대한 애정과 철학이 있다면 감히 할 수 없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권력의 달콤함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세력의 앞잡이가 돼 세종으로 찾아 온 변절자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김 전 위원장의 자질 문제도 따졌다. 윤 예비후보는 “2006년 교육부장관 취임 13일 만에 두 딸 명문고 전입학 특혜 및 논문 부풀리기 의혹 등으로 물러나 노 전 대통령과 민주당에 큰 누를 끼쳤다”며 “선출직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세종시민의 높은 정치 의식에도 함량 미달된다”고 말했다.
윤 예비후보는 그러면서 “양지만 쫓는 김 전 비대위원장의 이런 갈지자 행보는 4월 15일 정치에서 강퇴 당하는 운명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송아영 예비후보는 이날 김 전 비대위원장의 ‘세종시 북구 출마 기정사실 발언’에 대해 문제 제기했다.
송 예비후보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심사 숙고해 결정한 험지 출마의 뜻을 날조하고 있다”면서 “양지(북구)를 택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세종시당이 지역에서 노력해 만든 양지를 빼앗는 불합리한 공천이 돼서는 안 된다”며 “끝까지 싸우고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 선거 분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남과 북으로 나누는 방안이 유력하다. 북구는 원도심인 읍ㆍ면과 신도심(행정중심복합도시)인 동 지역이 일부 편입돼 상대적으로 보수 쪽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남구는 동 지역이 다수 포함돼 진보 진영이 유리할 것으로 평가 받는다.
앞서 미래통합당은 1일 4ㆍ15 총선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의 세종시 전략 공천을 결정했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은 세종시 설계자이며 기획자인데 본인이 애초 구상했던 세종시가 돼가고 있지 않은 것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며 “우리 당으로선 쉽지 않은 지역인데 본인이 자청한 뜻을 높이 평가했다”고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공천 확정 직후 “세종시는 단순한 신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지금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세종과 대한민국 미래비전으로 승부해 반드시 살아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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