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임직원들의 한국 방문을 제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국에 빗장을 거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기업 활동까지 자제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대응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2일 C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구글ㆍ아마존ㆍ네슬레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 발생 상황이 심각한 국가에 대한 출장 및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섰다. WSJ은 “기업들의 일선 사업 현장에 출장 대신 원격 업무와 화상회의 등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글은 직원 2명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지난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한국 일본 이란 이탈리아 등 확진 환자가 많이 발생한 국가로의 여행을 금지했다. 구글은 1월 말 중국 사무실을 잠정 폐쇄한 바 있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부서장 허가를 받은 경우 외엔 확산세가 두드러진 국가뿐 아니라 미국 내 출장ㆍ여행까지 막았다. 또 채용 면접도 화상 인터뷰로 대체했다.
트위터도 이날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업무상 불필요한 출장을 금지한다”고 공지했고, 승차공유업체 우버도 중국 본토와 이란 전역, 한국과 이탈리아의 일부 지역 출장을 제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부품 공급 업체들이 있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회사 중에선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처음으로 한국 출장을 제한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과 이탈리아 북부 지역을 다녀온 직원들에게 2주간 자가격리 지침도 내렸다.
스위스의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는 전세계 직원 29만명에게 오는 15일까지 모든 해외출장, 회계법인 EY글로벌은 내달 1일까지 한국과 일본 출장을 각각 금지했다. 영국 항공기 엔진제조업체 롤스로이스는 이달 예정된 본사 임원의 한국 방문을 연기했다.
전세계에 임직원 2만6,000명을 거느린 세계적인 미디어기업 톰슨 로이터는 한국ㆍ중국ㆍ홍콩 등에 대한 출장 최소 지침을 내렸다. 언론사의 여행 제한 지침은 매우 이례적이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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