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간주
당초 아동학대치사 혐의 적용했다 변경
상습아동학대 혐의도 추가해 검찰 송치
생후 7개월 된 아들을 때리고 방바닥에 던지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미혼모 A(20)씨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당초 A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했지만 검찰에 송치하는 과정에서 형법상 살인죄(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를 적용했다. 또 상습아동학대를 혐의에 추가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7개월 된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김병국 인천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지난달 25일 A씨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A씨는 올 1월 말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인천 미추홀구 한 원룸에서 태어난 지 7개월 된 아들 B군을 때리고 방바닥에 던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8월 생후 한달 째 되던 때 아들을 서울의 한 교회에 맡겼는데 올 1월 다시 찾아왔다”며 “하지만 아이가 울며 보채 서 때렸다”고 진술했다. 학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두개골 골절이 있으나 사인은 미상”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밝힌 상태다. 정밀 부감 결과는 이달 중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당시 조사과정에서 A씨에게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폭행을 지속하면 아들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판단,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보고 혐의를 살인죄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 상습아동학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도 추가했다.
한편 A씨는 지난 달 22일 오후 7시 5분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B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숨진 B군 몸에서는 멍 자국과 할 퀸 자국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판단되는데도 폭행을 지속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혐의를 변경하게 됐다”며 “다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이나 피의자의 범행인정 여부, 범행경위 및 동기 등은 피의사실 공표문제와 피의자와 가족의 인권보호 등을 위해 알려드릴 수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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