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당 간부들에 인민 헌신 강조
“정면돌파전은 인민 행복 위한 것”

북한이 노동당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해 간부들에게 연일 ‘경고장’을 발신하고 있다. 대북 제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경제 이중고를 겪는 인민들을 달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우리 당의 인민적 성격을 뚜렷이 과시한 역사적 회의’ 논설에서 당 일꾼(간부)들의 기강 해이를 강하게 지적했다. 신문은 “일꾼들이 세도와 관료주의를 부리고 제 살궁냥만 한다면 당의 본태가 흐려지는 것은 물론 혁명까지 망쳐먹게 된다”며 “정면돌파전이 힘있게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나타난 결함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위험한 행위”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29일 리만건 당 조직지도부장과 농업 담당 박태덕 부위원장 등 당 핵심 간부를 공개 해임한 이후 간부들의 기강 해이에 대해 재차 경고에 나선 것이다.
신문은 당 간부들의 특권의식과 관료주의 문화를 강하게 질책했다. “시대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존관념이나 경험에 집착하면서 사업을 일반적으로 내리먹이는 식, 들이먹이는 식, 가르치는 식으로 하였는가 하면 인민들 앞에서 허심하지 못하고 교양자의 티를 내면서 세도와 관료주의를 부리는 결함들이 나타났다”고 지적한 게 대표적이다. 북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화로 장기화된 제재를 ‘정면돌파전’을 통해 극복하겠다고 했는데, 일부 간부들의 부정부패 행위로 주민들의 반발이 큰 상황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간부들의 부정행위를 강하게 질타하면서도 정면돌파전은 인민을 위한 것이라는 당위성을 강조했다. 신문은 “우리 당은 언제 한 번 인민을 떠나 당 활동을 진행해본 적이 없으며 시련의 시기일수록 더욱 인민에게 의거하여 인민의 행복을 위한 거창한 작전(정면돌파전)들을 펼쳐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일꾼들이 인민의 참된 충복이 되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연신 강조했다. 북한은 제재 상황에 서 신종 코로나 방역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북중 교역을 차단해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큰 상황인 만큼, 내부 기강을 다잡는 김 위원장의 이미지를 추켜 세워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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