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50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첫 우승을 기록한 임성재(22ㆍCJ대한통운)가 악명 높은 ‘베어트랩(Bear trapㆍ곰의 덫)’ 공략 성공을 우승 비결로 꼽았다.
임성재는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투어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ㆍ7,125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7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6타를 기록,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이로써 한국인으로선 7번째 PGA 투어 우승자가 된 임성재는 경기 후 “이번 시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다 보니 오늘 같은 기회를 잘 살려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베어트랩이 시작된 15번홀에서부터 공격적으로 플레이한 게 주효했다”고 했다.
지난 시즌 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던 임성재는 이날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최종 4라운드에선 5번홀까지 무려 4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 경쟁에 뛰어든 임성재는 이날 7번홀 보기, 11번홀 버디, 12번과 13번홀에선 보기를 기록하며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베어트랩’으로 불리는 15~17번홀에서 무려 두 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선두로 뛰어올랐다.
베어트랩은 ‘황금 곰’으로 불리는 잭 니클라우스가 1990년 이 골프장을 재설계할 당시 15~17번홀 난이도를 크게 높인 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대회마다 베어트랩 성적이 우승의 가늠자가 되기도 했다. 실제 이날 최종라운드에서 우승경쟁을 펼친 선수들 가운데 임성재만큼 베어트랩을 완벽히 피해 간 선수는 없었다.
이날 임성재는 막판까지 선두 경쟁을 벌이던 매켄지 휴즈(30ㆍ캐나다)를 1타 차로 따돌린 뒤에도 토미 플릿우드의 추격을 또 받았다. 임성재는 6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는데, 플릿우드는 17번홀 버디로 1타 차로 따라붙었지만 파5 18번홀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지며 버디가 좌절돼 결국 우승은 임성재 몫이 됐다.
임성재는 최경주(50ㆍ8승), 양용은(48ㆍ2승), 배상문(34ㆍ2승), 노승열(29ㆍ1승), 김시우(24ㆍ2승), 강성훈(32ㆍ1승)에 이은 7번째 한국인 PGA 투어 우승자로 기록됐다. 이날 안병훈(29ㆍCJ대한통운)도 최종합계 3언더파 277타로 공동 4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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