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충청서 바람몰이 노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ㆍ15 총선에서 세종에 출마한다. 통합당 내 충청지역 최다선인 4선 정우택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충북 청주상당을 떠나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청주 흥덕에서 보수정당 첫 승리에 도전한다. 중량급 인사들을 험지에 전진 배치해 ‘캐스팅보트’ 충청에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통합당의 전략으로 읽힌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강원ㆍ충청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전 위원장이 단수추천을 받은 세종은 19대 총선 때 신설된 이후 민주당이 한번도 승리를 내준 적 없는 곳이다. 현역 의원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다. 선거구획정위 합의 결과에 따라 분구도 가능한 지역이다.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내며 세종 행정수도를 직접 기획한 주인공으로, 그의 출마는 ‘세종 재설계’에 나선다는 의미가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공천 확정 뒤 “세종은 노무현의 철학, 박근혜의 원칙, 이완구의 집념이 만나 건설된 도시”라며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비전으로 승부해 반드시 살아오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시절 원내대표를 역임한 4선의 정 의원도 험지 도전을 택했다. 그가 단수추천을 받은 청주흥덕은 갑ㆍ을로 분구돼 있던 17~19대 총선에서 갑 지역구에서는 오제세 의원이, 을 지역구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내리 3선을 했다. 합구가 된 20대 총선에서도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었던 도종환 의원이 당선됐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충북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우리로서는 쉽지 않은 곳에서 이겨야 하는 판단에서 정 의원이 스스로 뛰어들어가겠다는 결단을 해줬다”고 전했다. 정 의원이 자리를 내준 청주 상당구에는 황교안 당 대표의 최측근인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단수추천을 받았다.
이장우(대전 동구)ㆍ정용기(대전 대덕)ㆍ이철규(강원 동해·삼척)ㆍ이양수(강원 속초ㆍ고성ㆍ양양)ㆍ이종배(충북 충주)ㆍ박덕흠(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ㆍ괴산)ㆍ김태흠(충남 보령ㆍ서천)ㆍ성일종(충남 서산ㆍ태안) 등 강원ㆍ충청권의 초재선 의원 대부분도 단수추천을 받아 공천을 확정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로 이번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신범철 전 국립외교원 교수는 충남 천안갑 공천이 확정됐다. 이 곳 현역은 이규희 민주당 의원이다.
이와 함께 공관위는 지난달 28, 29일 실시한 1차 경선 결과도 이날 공개했다. 3선인 이학재 의원이 인천 서구갑 경선에서 승리한 것을 비롯해, 모두 6명의 후보가 공천을 확정했다.
한편 새누리당(현 통합당) 대표를 지낸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서울 영등포을 출마를 선언했다. 영등포을은 이미 통합당이 박용찬 당 대변인을 공천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박 대변인) 공천을 철회하고 정권심판 야권연대 차원에서 내가 야권 단일후보로 뛸 수 있도록 협조 바란다”며 단일화를 촉구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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