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음성 판정에도 격리 증언도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광둥성 선전시 등 곳곳에서 한국인 130여명을 지방 당국이 지정한 숙소에 격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선전에서는 대구ㆍ경북 출신 한국인들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도 따로 격리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선전 한인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아시아나항공 371편으로 선전에 입국한 한국인 195명 중 대구ㆍ경북 출신 또는 방문자 18명이 지방 당국이 지정한 숙소에 지정 격리됐다고 1일 밝혔다. 대책위는 선전 당국이 주민등록번호에 포함된 지역 코드를 기반으로 대상자를 추려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역에 실제 살고 있는지를 따지지 않고 서류상 거주지를 기준으로 무조건 격리했다는 얘기다. 음성판정을 받은 입국자는 자가 격리한다는 중국 중앙정부의 원칙과도 동떨어진 기준이다.
저장성 항저우 공항에서도 한국인 탑승객 50여명이 지방정부에서 정한 숙소에 격리됐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인천발 항저우행 아시아나항공 359편에 탑승했던 한국인 90여명 중 50여명이 호텔에 발이 묶였다. 항저우 거주 38명은 자가 격리에 들어갔지만 인근 도시 거주민 52명은 거주지 인근 호텔에 격리됐다. 상하이 총영사관은 “정확한 인원수와 경위를 파악 중”이라면서 “이후 항공편에 탑승 예정인 승객에 대해서도 최대한 빨리 거주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장쑤성 난징시와 산둥성 웨이하이시,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에서도 각각 한국인 28명, 7명, 18명이 지방정부 지정 숙소에 격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지방정부는 “기내에 발열 환자가 생겨 격리를 시작했고 음성판정이 나올 경우 모두 자가 격리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칭시는 아예 모든 국제선 승객을 대상으로 지정 격리를 시행할 방침이다. 시는 이날부터 충칭공항에 도착하는 국제선 이용객 전원을 지정된 숙소에 집중 격리하고 있다. 청두 총영사관 측은 “충칭시와 협의해 호텔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음성판정이 나오면 거주지가 있는 승객은 자가 격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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