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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덮친 증시 ‘최악의 한 달’… 반등은 언제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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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덮친 증시 ‘최악의 한 달’… 반등은 언제 오려나

입력
2020.03.01 18:53
수정
2020.03.01 21:5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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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가총액 7,000조원 증발

한국 증시 감소율 세계 최고치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전장 대비 1.39% 떨어진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직원이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전장 대비 1.39% 떨어진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직원이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세계 증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7,00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감염자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한국 증시가 받은 타격은 더욱 크다. 본격적인 확산세를 보인 최근 열흘 동안 한국 증시는 1,478억달러(10.31%)가 줄어 주요 86개국 중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확산세가 진정되는 것 외에는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할 요소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주 기준금리 동결에 이어 대규모 경기부양책 카드까지 써버린 터라 국내 증시의 반등은 더욱 힘겨워 보인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달 새 7000조 증발

1일 블룸버그가 86개국 증시 시총을 집계한 결과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시총은 83조1,576억달러(약 10경153조원)로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하기 전 고점인 1월 20일(89조1,564억 달러)보다 5조9,988억달러(6.7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38일 만에 7290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한국 증시는 더 가파르게 미끄러졌다. 같은 기간 한국 증시의 시총은 약 230조5,000억원 감소했는데 86개국 중 미국, 일본 등에 이어 6번째로 큰 감소액이다. 특히 이 중 약 80%(179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최근 열흘 동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주 전망도 여전히 어둡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은 데다 미국에 이어 호주와 태국 등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감염 속도가 더 강력해지고 있는 탓이다.

그나마 기댈 언덕은 ‘정책 효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낸시 페레즈 보스턴 프라이빗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지 언론을 통해 “최대 20%의 조정 가능성과 약세장 진입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할 경우 시장은 빠르게 회복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 주 동안 무려 12.36% 폭락한 미국 증시는 지난 주 마지막 거래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며 급락세가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9% 내린 2만5,409.36에 마감했다. 이날도 장중 1,000포인트 이상 급락을 반복했지만 연준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는 긴급성명을 발표하자 낙폭은 1%대로 제한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성명에서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미 중앙은행 수장이 장중에 예정에 없던 성명을 낸 것을 두고 “사실상 시장에 개입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일주일(2월 21일~28일) 코스피 급락 추이 및 코로나19 여파 주요국 증시 시총 감소액. 김문중 기자
지난 일주일(2월 21일~28일) 코스피 급락 추이 및 코로나19 여파 주요국 증시 시총 감소액. 김문중 기자

◇국내 증시 전망 더 어두워

그러나 한국은 상황이 좀 다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기준금리(1.25%)를 동결한 데다 추가 경기부양 카드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정부가 20조원 이상의 경제종합 대책을 내놨지만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서두르고 있어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도 “2015년 이후 매년 반복된 추경이 코스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점 등을 미뤄보면 실질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급격한 조정이 저가 매수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재정 조기집행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저가 매수를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향후 반등이 나올 시 시총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한 강세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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