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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아내가 확진자인데, 호흡 곤란” 신고해도 출동 못한다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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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아내가 확진자인데, 호흡 곤란” 신고해도 출동 못한다 응답

입력
2020.03.01 19:01
수정
2020.03.02 00:5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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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후 양성판정 14번 사망자 딸 “차라리 신천지라 할 걸” 분통 

 경증환자 분류 인력 부족해 생활치료시설 수용 시일 걸릴 듯 

대구 중구 계명대 동산병원 시설팀 관계자들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보내온 담요 등 재해 의연품을 병동으로 옮기고 있다. 뉴스1
대구 중구 계명대 동산병원 시설팀 관계자들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보내온 담요 등 재해 의연품을 병동으로 옮기고 있다. 뉴스1

최근 아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이던 대구 수성구 A(54)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1일 오전 아내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119에 신고했는데도, 구급차 수요가 폭발적이라 출동하지 못한다는 응답만 들어야 했다. 그는 겨우 계명대 동산병원에 병실을 구했으나 오후 4시가 될 때까지 입원하지 못했다. A씨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데 구급차가 오지 않는 게 말이 되냐”며 “전국의 구급차를 대구로 집결시키더라도 의료공백을 막아야 할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해냈다.

대구에서 병상 부족으로 확진자 중 자가격리자들이 생긴 지 열흘을 넘기고 사망자가 속출한 뒤에야 정부가 확진자 전원 입원치료 원칙을 내놓자 환자와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대구에서 추가된 사망자(20번째)도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을 앓았으며 자가격리중 희생됐다. 제때 입원치료만 했더라면 살았을 수도 있는 환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가운데 뒤늦은 대책이란 얘기다. 정부가 2일부터 중앙교육연수원에 신종 코로나 경증 환자를 입주키로 결정했으나 대구지역 각 가정의 자가격리자들은 분, 초를 다투고 있다. 기저질환자들이 위급상황 시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가족전염의 위험은 오로지 자가격리자의 몫이 되고 있다.

국내 14번째 사망자는 27일 자가격리 중 검사결과를 기다리다 28일 새벽 호흡곤란 증세가 악화돼 숨졌다. 그리곤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14번째 사망자가 병원 문을 늦게 두드린 것은 아니다. 지난해 폐렴을 앓았던 그는 지난달 22일 기침과 몸살을 앓다 같은달 25일 체온까지 높아지면서 대구의 한 보건소에 문의했으나 “신천지도 아니고, 중국 여행을 다녀온 적도 없다”는 이유로 검사 순위에서 밀렸다. “신천지 신자 위주로 검사를 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검사비를 지불하면 대구의료원에서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지난달 27일 대구의료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집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그는 28일 오전 5시39분쯤 호흡곤란을 호소해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실로 긴급이송돼 심폐소생술까지 받았으나 1시간 후 숨졌다.

그의 딸은 “차라리 신천지라고 거짓말이라도 했다면 일찍 검사받고 입원할 수도 있었다”며 목소리를 떨었다.

대구에 사는 13번째 사망자(74)도 신장이식을 받은 바 있으며 확진 판정 후 입원대기 중에 호흡곤란으로 지난달 27일 숨졌다.

1일 오전 9시 현재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 확진자 2,569명 중 자가격리된 시민은 모두 1,661명이다. 이들 중 일부는 중증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은데도 입원 대기 줄은 길기만 하다.

3일간 자가격리됐다 지난달 28일 입원한 B(58)씨는 “몸에 열은 나는데 혼자 집에서 며칠 있으려니 언제 상태가 나빠질 지 몰라 불안하기 그지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이날 경남과 경북지역 의료기관을 포함해 대구 확진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을 1,329개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에도 165명만 입원하는 등 하루 입원자가 200명도 되지 않는다. 이는 지난달 29일 741명, 1일 514명이 늘어난 대구의 확진자 증가세의 절반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 중증도를 분류해 경증환자의 경우 생활치료시설로 옮겨 치료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언제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중증도 분류를 전담할 의료인력조차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과 실제 적용의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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