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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난 극복 저력” 3ㆍ1절 기념식서 코로나 극복 독려한 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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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난 극복 저력” 3ㆍ1절 기념식서 코로나 극복 독려한 문 대통령

입력
2020.03.02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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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다”정부 전폭 지원 거듭 약속

北에 보건분야 협력 공개 제안,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제101주년 3ㆍ1절 기념식 연설에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하자”고 말했다. 일제 강점기 등 위기 때마다 보여온 단결의 저력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자고 당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을 향해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고 공개 제안하며 신종 코로나 극복을 고리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겠다는 뜻도 밝혔다.

◇ “단합과 희망으로… 코로나19 반드시 꺾을 것”

문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ㆍ1절 기념식에서 “함께 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금 3ㆍ1독립운동으로 되새긴다”며 “오늘의 위기도 온 국민이 함께 반드시 극복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다. 지금도 온 국민이 함께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위축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고도 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 최대 피해지역인 대구ㆍ경북 민심도 위로했다. “대구ㆍ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다”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거듭 약속했다.

한정우 춘추관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기념식 키워드가 ‘함께’ ‘영웅’ ‘극복’이라고 소개했다. “국민 모두가 서로의 영웅이 되어 희망을 외쳤던 100년 전 그날처럼 위기마다 끊임없이 이겨낸 대한민국의 민족성을 강조하고, 엄혹한 시기 속에서도 잃지 않았던 긍정의 힘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함께’, ‘극복’이란 단어를 각각 12, 8번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식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식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보건 분야 협력”… 남북 교류 의지도 재확인

문 대통령은 또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문제 극복을 위한 남북 ‘보건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 북한 개별관광 제안 등 교착 상태인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에 주력했던 만큼 대화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과의 교감 하에 나온 메시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을 향한 메시지에선 ‘과거사 문제와 별개로,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기존의 투트랙 접근이 재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및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를 두고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 등에서 눈에 띄는 진전이 없는 만큼 일본을 향해 전향적 자세를 촉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제101주년 3.1절 기념식 참석자들이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제101주년 3.1절 기념식 참석자들이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기념식 규모 최소화… 참석자들은 ‘멀찌감치’

코로나 흔적은 기념식 곳곳에서 확인됐다. ‘외부 활동을 자제해달라’는 정부 권고 속에서 열린 이날 기념식은 최소 규모로 치러졌다. 참석 인원은 50여 명으로 제한됐다. 이는 1만여 명이 참석한 지난해 3ㆍ1절 기념식은 물론, 수천 명 수준의 평년 참석자에 비해서도 대폭 축소된 규모다. 또 참석자 의자도 상당한 거리를 두고 배치하는 등 코로나 대비에 신경을 썼다.

무리하게 기념식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우려한 듯 문 대통령은 “1951년 한국전쟁 참화 속에서도, 외환위기가 덮친 1998년에도, 지난 100년간 우리는 단 한 번도 빠짐 없이 3·1독립운동을 기념했다”고 언급했다. 기념식 준비 및 참석 인원들에 대해선 발열 유무를 확인했고, 의심증상자 발생에 대비해 격리 공간과 수송책도 마련됐다.

이날 기념식이 열린 배화여고는 독립운동사에서 상징적인 장소다. 배화여고 전신인 배화학당 학생 40명은 3ㆍ1만세운동 1주년을 맞은 1920년 3월 1일 새벽에 학교 뒷산 필운대에 올라 만세를 외쳤다. 일부 학생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청와대는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첫해의 각오를 다지고자 배화여고에서 기념식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승리의 주역인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카자흐스탄에서 국내로 봉환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당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현지에 묻힌 홍 장군 유해 고국 봉환을 요청한 바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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