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전국에 걸쳐 3,000명 이상 발생하면서 자가에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특히 주목받는 식재료는 마늘이다. 일각에선 마늘이 신종 코로나를 치유할 수 있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마늘은 우리 몸에 좋은 건강식품인 것은 분명하다. 마늘에는 비타민CㆍB1, 칼륨, 인 등 다양한 영양소와 함께 항산화 작용을 하는 생리활성물질인 폴리페놀과 유기화합물인 알린(alliin)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마늘의 매운맛과 독특한 향을 풍기게 하는 주성분인 알린은 마늘을 다지거나 썰게 되면 마늘 속에 들어있는 알리나제(allinase)가 작용해 알리신(allicin)으로 변한다. 김영성 신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알리신은 강력한 항균 및 살균작용을 해 면역력 강화에 으뜸인 성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늘이 몸에 좋은 음식이지만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해 과도하게 섭취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면역력 강화인데 마늘처럼 한 가지 음식만으로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라며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와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우선적으로 단백질, 탄수화물 등 필수 영양소를 고루 섭취해야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몸에서 신종 코로나와 대적할 면역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골고루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늘에 대한 맹신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마늘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사례가 없다”라며 “평상시에 마늘을 먹는 양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마늘의 효과에 선을 그었다. WHO는 ‘대중을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조언: 미신타파’라는 제목의 웹 페이지를 통해 “마늘은 건강식품이며 항균 기능을 일부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만 마늘을 먹는 식습관이 사람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고 있다는 증거는 현재 없다”고 밝혔다. 김영성 교수는 “평소에 마늘 등을 챙겨 먹어야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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