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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위기, 한일 관계와 남북 대화 불씨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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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위기, 한일 관계와 남북 대화 불씨 삼아라

입력
2020.03.02 04: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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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ㆍ1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왕태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ㆍ1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왕태석 기자

101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다졌다. 전 지구적 위기를 계기로 일본, 북한과 관계 개선의 여지를 밝힌 점이 주목할 만하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연설에서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3ㆍ1운동 정신과 국난 극복의 저력을 발휘할 것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훈장 수여를 생략한 채 약 50명만 참석해 최소 규모로 치러졌다. 코로나19 확산과 경제적 피해에 대한 위기 의식이 기념식의 내용과 형식에 담겼다.

달라진 3ㆍ1절 연설은 대일 메시지에서 뚜렷하다. 문 대통령은 재해와 재난, 기후 변화와 감염병 확산 등 비전통적 안보 위협 요인을 지적하며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일본은 언제나 가까운 이웃”이고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에 대해 전에 없이 유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3ㆍ1절 연설에서 ‘색깔론을 포함한 일제 잔재의 청산’을 강조하고, 2018년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서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코로나19 극복 협력에 방점을 둔 대통령 연설에 주목했다.

또 북한에 대해 문 대통령은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 지역의 재해 재난과 한반도의 기후 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며 보건 분야의 협력을 제안했다. 2018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남북 간 보건 의료 협력에 합의했으나 이후 관계 경색으로 이행되지 못한 것을 환기시킨 것이다.

한일 관계는 강제 징용과 수출 규제로 오래도록 얼어붙은 상태고, 남북 관계는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관계와 함께 진전이 없었다. 국내 코로나19 통제가 급선무이나, 이처럼 경색된 대외 관계 개선의 기회를 모색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미래를 향하고 동아시아 평화를 포괄하는, 확장된 독립운동 정신이 요구되는 시대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일 관계 정상화, 남북 대화 재개의 발걸음을 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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