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입국 제한 조치에 올림픽 진출권이 걸린 국제탁구연맹(ITTF) 카타르오픈을 눈앞에서 포기했다. 지난달부터 카타르에서 훈련하고 있던 중국 대표팀은 대회에 정상 참가한다.
대한탁구협회는 1일 “카타르가 한국을 방문해 입국한 외국인을 일괄적으로 14일간 격리한다는 방침을 고수해, 카타르에 입국한다고 해도 대회를 참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상적인 카타르 입국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어쩔 수 없이 대회 진출을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선수 10명을 포함한 18명의 대표단은 카타르 오픈 출격을 위해 1일 새벽 카타르로 출국을 예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카타르 정부가 지난달 25일 한국 방문 입국자에게 격리 조치를 내리면서 상황이 꼬였다. 대한탁구협회는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대사ㆍ영사관에 요청을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며 “18명 모두 코로나19 검사까지 받았고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카타르 정부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반면 지난달 2일 독일오픈 참가 후 카타르로 바로 향했던 중국 대표팀과 더불어,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이탈리아ㆍ일본은 입국 제한 조치 대상국을 피해 대회에 참가한다.
피해는 이만 저만이 아니다. 카타르오픈에서 결승에 진출한 혼합 복식조에겐 도쿄올림픽 진출권이 주어지는데 한국은 이를 포기해야 한다. 또 카타르오픈은 플래티넘급 대회라 랭킹포인트를 많이 딸 수 있는 기회였는데, 불참으로 되레 랭킹 포인트를 잃게 됐다. ITTF 규정상 지난 카타르오픈에서 땄던 랭킹포인트가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소멸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림픽 단체전에서 최강자 중국을 최대한 늦게 만나기 위해 팀 랭킹 4위를 지켜야만 하는 한국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김택수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은 “준비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경기 불참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며 “올림픽 진출 계획에도 차질이 생겨 아쉽다”고 했다. 추교성 여자 탁구대표팀 감독 역시 “선수들이 대회에 열의를 보였는데 이런 일이 생겨 의기소침해진 부분이 있었다”며 “코로나 검사를 받으며 준비 했는데도 안 된다고 해 안타깝다”고 했다.
협회는 대안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랭킹포인트 지키기가 급선무다.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대회 불참이 불가항력이었던 만큼, 랭킹 포인트 소멸만큼은 제고해달라고 ITTF 사무총장 측에 요청했다”며 “긍정적으로 검토해 실무진 회의를 거치겠다는 답변이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국제 대회 참석에 차질이 없게끔 해외 훈련 캠프 마련도 대안으로 세웠다. 이에 박 부회장은 “아시아 대륙 티켓이 걸린 4월 태국 아시아선수권 등 다른 국제 대회 때도 같은 일이 빚어지지 않게끔 한국을 미리 떠나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