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일자리, 지역에서 앞장섭니다] <20> 충남 논산시, 아름다운 동고동락
공공근로 사업에 역량 강화 도입
청년 취업 징검다리 역할 ‘톡톡’

충남 논산에 사는 김모(21)씨는 요즘 출근길이 즐겁기만 하다. 지난해 4월 중소기업인 농업법인에서 인턴을 시작해 올 1월 정규직으로 전환, 어엿한 직장인이 됐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지만 전망이 밝은 데다 이른 나이에 직장을 잡고, 월급도 180만원에 달해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받고 있다.
3년 전 논산 전통시장 내 ‘논산딸기 찐빵’ 집을 차린 정모(26)씨도 가게 문을 열 때마다 행복한 미소가 피어 오른다.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 요즘이지만 자신의 빵집 매출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사람은 모두 논산시 청년 일자리창출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사회에 안정적으로 받을 내디딘 이들. 논산시가 관내 기업과 청년들을 잇기 위해 펼친 다양한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결실이 있기까지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들었다.
논산시의 일자리 사업 이야기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논산시는 처음으로 관내 기업들과 구직자들을 상대로 인력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찾고 구직자들이 찾는 일자리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자리 구한다는 사람도 있고, 일할 사람을 찾는다는 기업들도 있는데 번번이 발생하는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논산시 관계자는 “이 외에도 세부사업으로 취업역량강화, 청년 취업을 위한 민ㆍ관 업무협약, ‘1사1청년 더 채용’ 등 다양한 사업들이 시너지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시는 특히, 소도시가 지닌 △저숙련 제조업 기반의 산업구조로 인한 청년선호 일자리 부족 △경력단절여성 맞춤 일자리 부족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일자리 창출 사업들을 더욱 빛나게 한 것은 취업박람회였다. 논산시의 이 박람회는 구인, 구직자와 단순 만남을 주선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사전에 청년간담회를 열어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파악했고, 기업에 대해서는 인력수요 규모와 근로환경, 인재유형을 사전에 조사했다. ‘미스매치’ 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2014년 시작한 취업박람회를 통해 짝을 찾은 구직자는 394명에 이른다.
시는 또 ‘일용직=공공근로’ 공식의 공공근로사업에도 변화를 꾀했다. ‘논산 청년 징검다리’ 사업의 경우 복지, 문화, 관광 등 14개 사업장의 공공근로에 참여했던 15명이 취업했는데, ‘중소기업 채용형 인턴 지원 사업’을 통해 18명이 16개 기업에 일자리를 얻었다. 시 관계자는 “공공근로사업이지만, 꼼꼼한 프로그램 설계를 통해 많은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으로 공공근로 참여자 25%가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지역 관광산업 육성 정책은 청년취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민간 자본을 유치해 설치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 ‘선샤인 스튜디오’는 전국에서 연간 3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면서 지역 청년 42명에게 든든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논산시의 마을교육공동체 사업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 경우다. 청년들을 초등생 등 지역 어린 학생들의 방과 후 프로그램 교육공동체 운영관리 매니저, 마을교사, 마을교육 활동가로 육성하면서 일자리를 만들었다. 지난 2017년 9명의 마을교사가 처음 채용된 데 이어 2018년 12명, 지난해 20명으로 늘었다. 박선주 논산시 일자리창출팀장은 “논산의 공공근로사업은 예산을 투입해 단기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에서 벗어나고자 했다”며 “공공사업 수행과정에서 구직자의 역량이 기업의 요구 수준을 충족시킬 경우 안정적인 직장을 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 뿐만 아니다. 2017년 시작한 청년 창업 사업도 빛을 발하고 있다. 창업 희망 청년에서 교육과 훈련비, 점포임차 비용, 리모델링 비용 등의 지원사업인 ‘다락’을 통해 청년창업가10명이 각자의 점포를 열었고, 현재 성업 중이다.
노인문해교육은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2016년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을 위한 ‘노인문해교육’ 사업에 경력단절여성 42명을 문해교사로 채용했다. 이후 매년 100여명이 문해교육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황명선 시장은 “시정의 목표 ‘동고동락’은 청년과 어르신, 여성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며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취·창업 시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논산=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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