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일선 학교에 비축된 마스크를 다시 수거해 시중에 공급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로, 마스크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결국 학생 비상용 마스크에까지 수거령을 내린 것이다.
1일 교육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조치 계획에 따라 초ㆍ중ㆍ고의 마스크 비축량을 일부 수거해 국민에게 우선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대구ㆍ경북 지역을 제외한 일선 학교에서 수거한 마스크 물량은 총 580만개다. 전국 초ㆍ중ㆍ고 비축량 약 1,270만개 중 긴급돌봄교실에 사용할 물량(학생용ㆍ교직원용 10일 분량)과 소규모 학교는 제외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전날 학교장 등에게 “마스크를 500매 이상 보유한 학교에서는 돌봄교실용 10일분을 제외한 전량을 교육지원청으로 제출하라”는 내용의 긴급 안내 문자를 보냈다.
일선 학교에서는 정부 방침에 공감하면서도, 개학 이후 학교가 정말 필요할 때 마스크 비축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 A씨는 “2월 초에 주문한 마스크가 아직도 안 올 정도로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아이들 개학이 얼마 안 남아 불안하다”며 “500장만 남기란 건 아이들에게 한 번씩 밖에 공급 못하는 수준이라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갑자기 떨어진 ‘마스크 수거령’에, 관련 내용을 제대로 공지조차 못 받은 현장 교사들도 대다수였다. 서울시교육청은 마스크 수거 기한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에야 교장, 교감, 보건교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사실을 알렸다. A씨는 “오늘(1일) 학교 마스크 재고 중 일반마스크 2,000장을 급하게 싸서 교육지원청에 제출하러 갔더니 보건용마스크인, ‘KF(코리아필터) 마스크’만 받는다고 해서 다시 들고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는 학교 마스크는 일반 시민에게 우선 제공하고 개학 이전에 전량 신규 마스크로 다시 비축, 개학 이후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공급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자 정부는 지난달 29일 전국에 ‘공적 마스크’ 448만장을 풀었다. 약국당 하루 최대 100매까지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 몇 시간 만에 동이 나는 등, 시민들이 시중에서 마스크를 구하기는 여전히 힘든 상태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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