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서 제101주년 3ㆍ1절 기념식
文 “보건 분야 공동협력 바란다” 북한에 공개 제안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진행된 제101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1일 열린 3ㆍ1절 기념식에서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극복의 고삐를 놓지 않으면서도, 연초에 공언했던 ‘남북 공간 창출’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것이 진정한 독립이며, 새로운 독립의 완성”이라며 “정부가 앞장서 전력을 다하겠다.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하자”고 말했다.
남북 교류ㆍ협력 재개의 계기로서 문 대통령은 ‘보건 협력’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재해와 재난, 기후변화와 감염병 확산, 국제테러와 사이버 범죄 같은 비전통적 안보위협 요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라며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고 촉구했다. “남북은 2년 전, ‘9·19 군사합의’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다. 그 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저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극복 의지를 북돋웠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목표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함께 하면 해낼 수 있다는 3·1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난극복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온 국민이 함께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위축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집중돼있는 대구ㆍ경북으로 각종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구ㆍ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다. 더 많은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실 것이라 믿으며, 반드시 바이러스의 기세를 꺾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 믿는다”고도 문 대통령은 말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열린 이날 기념식은 소규모로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약 1만여 명이 참석했으나, 올해에는 약 50여 명만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종 행사를 자제하라는 권고가 내려진 상황에서 행사가 열린 만큼, 참석자들은 상당한 간격을 두고 자리했다. 중간에 한 좌석이 더 들어갈 만한 공간을 두고 착석하는 식이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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