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자회견서 성별 잘못 말해
美도 지역감염 우려 확산
미국에서도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가 나왔다. 이번에 사망한 환자를 포함, 최근 미국 내에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에버그린헬스 의료센터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숨졌다고 전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 내 첫 사망자 발생 사실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0대 후반 여성으로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 환자였다”고 설명했으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망자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라고 최종 확인했다.
문제는 사망자의 감염경로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CDC는 이날 “워싱턴주에서 사망자를 포함한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서 “세 명 모두 최근 여행을 다녀오거나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즉, 지역사회 내에서 사람 간 전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망자 외 두 명의 확진자는 같은 노인 장기요양시설의 70대 입주민과 40대 직원으로 알려져 주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해당 시설에서 이들과 접촉한 추가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미 입주민 27명과 직원 25명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워싱턴주 보건당국은 최근 대구를 여행하고 돌아온 여성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자택에 격리돼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여성은 ‘추정 양성 환자’로 분류됐고, 이후 CDC가 최종 확진 판정을 내리게 된다.
코로나19 환자가 연일 발생한 데 이어 사망자까지 나오자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 주지사는 이날 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워싱턴주 주민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슬픈 날”이라며 “이 바이러스로 죽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때까지 비상대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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