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Z플립 써보니… “화장품이야?” 들고 다니는 ‘맛’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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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Z플립 써보니… “화장품이야?” 들고 다니는 ‘맛’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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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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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Z플립 커버 화면에 시간과 날짜, 배터리 잔량이 표시되고 있다.

“콤팩트 같이 생겼다~”

삼성전자 두 번째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 체험 기간 동안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접으면 일반 스마트폰 절반 크기로 손에 쏙 들어오는 가로축 기준 ‘인폴딩’ 방식과 빛에 따라 오묘하게 달라지는 외관의 색상은, 새 폴더블폰으로 남들의 이목을 끄는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성공한 듯하다.

체험기를 통해 확인하고 싶었던 건 직전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에서 느껴진 일반적 사용성과의 괴리감을 얼마나 좁혔는가였다. 갤럭시폴드의 경우 펼쳤을 때 화면 크기가 태블릿PC 수준의 7.3인치였다. 디스플레이를 펼쳐 확장시키는 쪽에 방점을 둬 시원한 화면이 강점이었지만 무겁다는 단점과 굳이 거대한 화면이 필요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적응하기엔 접었을 때 화면 역시 얇고 길쭉한 4.6인치로 터치가 불편하고 이질감이 적지 않았다.

접으면 손에 쏙 들어오는 정사각형 모양의 갤럭시Z플립.

반면 확장보다 축소에 집중한 갤럭시Z플립은 과거 폴더폰의 향수와 디스플레이를 접는다는 첨단 기술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쪽이었다. 새로 등장한 제품 카테고리가 대중화 단계에 들어서기 위해선 일상적인 사용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잠금해제를 하는 일반 폰과 달리 접혀 있는 걸 펼쳐야 하는 추가 행위가 크게 거슬리지 않았고 펼친 화면 크기도 익숙하다는 점에서, 갤럭시Z플립은 한층 평범함에 다가선 폴더블폰이란 인상을 남겼다.

우선, 접은 상태의 Z플립으로 할 수 있는 건 주머니 안에 넣어두거나 간단한 알람을 확인하는 것 정도다. 커버 왼쪽 아래 1.1인치 화면으로 전화와 메시지 등을 확인할 수 있고 문자 알림을 두 번 탭하고 펼치면 바로 문자 화면이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이어진다. 커버 화면으로 셀피를 찍을 수도 있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굳이 이 조그만 화면으로 찍을 일은 없어 보인다.

기기가 접히는 부분에 T자 모양의 보호 캡이 본체 사이 틈으로 들어가는 이물질을 막는 역할을 한다.

옛날 폴더폰처럼 한 손으로 여는 건 쉽지 않다. 구부러지는 부분(힌지)의 내구성 때문에 뻑뻑하게 설계돼 있다. 힌지와 본체 사이 틈으로 이물질이 들어가 디스플레이 결함을 일으켰던 갤럭시폴드 초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흔적은 ‘T’자 모양의 보호캡에 있다. 힌지와 양쪽 본체가 딱 달라붙도록 만들었다. 삼성전자 측은 “틈을 좁히는 동시에 틈 안에 마이크로 컷팅된 나이론 섬유를 활용한 스위퍼(sweeper) 기술이 적용돼 이물질이나 먼지로부터 디스플레이를 더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내부 화면은 플라스틱 소재를 쓴 전작과 달리 초박막유리(UTGㆍUltra Thin Glass)를 써 더 매끄럽고 단단한 느낌을 줬다. 가운데 가로로 접히는 주름이 도드라졌지만 우그러지기보다는 빳빳하게 각이 잡힌 편이다.

디스플레이가 구부러지는 부분에 주름이 보인다.

펼치면 등장하는 메인 화면은 6.7인치로 기존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비슷하다. 하지만 화면비가 영화관 화면 비율과 같은 22대 9로 일반폰보다 세로로 더 길쭉하다. 긴 화면으로 정보량이 한눈에 더 많이 들어온다. 다만 가로로 전환해 영상을 시청할 때는 유튜브 등 대부분 콘텐츠가 16대 9 비율이라 양쪽에 까맣게 비는 부분이 생긴다. 영상을 확대하면 꽉 차게 볼 수 있지만 자막 등이 잘릴 수 있다.

갤럭시노트10(오른쪽)보다 세로로 길쭉한 갤럭시Z플립.

문제는 ‘휴대성’이나 ‘독특한 디자인’ 외에 ‘왜 접어야 하는가’라는 의구심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느냐다. Z플립의 경우 자유롭게 접는 각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삼각대를 세운 것처럼 기기를 세워 셀피나 영상을 찍고 두 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거치한 상태에서 촬영할 때 1대 1, 16대 9, 4대 3, 22대 9 등 다양한 비율을 지원하는데, 최근 유튜브에서 자주 쓰이는 16대 9 영상 비율을 스마트폰을 세로로 한 상태에서도 최초로 지원해 ‘브이로그’ 등 소셜 영상 제작이 편리하다.

갤럭시Z플립에서 촬영 시 선택할 수 있는 화면비는 총 4개다.

삼성전자는 또 기기를 구부리면 위 아래로 화면이 자동 분할되는 ‘플렉스 모드’를 넣었다. 예컨대, 카메라를 켜면 위쪽 화면은 촬영 중인 모습, 아래쪽은 설정 패널을 보여주는 식이다. 현재 플렉스 모드와 최적화된 앱은 구글의 영상통화, 스노우와 B612의 카메라 앱 등 정도라 앱 생태계 확장은 삼성전자가 추가로 풀어야 할 숙제다. 단순히 화면을 분할해 쓰는 멀티태스킹은 기존 폰에서도 가능해 차별점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위 화면으로는 웹툰을, 아래 화면으로는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갤럭시Z플립 출고가는 165만원이다. 특이한 디자인과 호기심으로 지불하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더버지는 “5일간 갤럭시Z플립을 사용해 보니 특별한 폴더블폰이라기 보다는 그냥 내 일반 폰처럼 느껴졌고 이는 폰을 접는다는 것에 유의미한 진화”라면서도 “플렉스 모드 지원 앱이 몇 개 없고, (기기를 구부려) 카메라가 원하는 곳을 가리키도록 하는 건 1,380달러를 써야 하는 이유가 되진 못한다”고 평가했다.

미 경제금융 전문 방송사 CNBC는 “갤럭시Z플립은 현재 스마트폰 시대 속에서 독특한 디자인을 보여주지만 왜 이 디자인이 필요한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정사각형으로 접히는 큰 화면을 갖는 건 꽤 멋진 일이지만 접는 것에 대한 실질적 이득을 더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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