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원인은 중국에서 온 한국인” 발언에 
 복지부에 해명 요청했지만 거부하자 이례적 성명 
중국 베이징에 있는 주중대한민국대사관이 지난 11일 외부 펜스에 내건 플래카드. ‘중국의 어려움은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적혀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 한인회가 28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박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주요 원인을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언급해 국내는 물론 교민사회에도 큰 파장이 일었다. 해외 한인회가 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내는 건 이례적이다.

중국 한인회는 이날 성명에서 “박 장관의 발언으로 재중 한국 교민들은 자존심이 상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면서 “우리가 항의하는 건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간섭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박 장관의 발언은 큰 실망감과 무력감을 안겨줬고, 삶의 터전으로 돌아오는 우리 교민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격리 통제 조치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중대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앞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지적해 논란을 빚었다.

중국 한인회는 박 장관 발언 직후 주중한국대사관을 통해 복지부에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어설프게 해명이나 사과를 했다가는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참다 못한 교민사회가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다. 박 장관의 발언이 중국 전역에 빠르게 퍼지면서 교민들이 각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방역을 놓고 중국 당국이나 중국인 주민들을 상대하는데 적잖은 곤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  명  서> 

우리 재중한국교민은 중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될 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대한민국 정부와 한마음으로 같이 응원해 주신 국민들께 무한한 감사와 자부심을 느껴왔다.

이러한 감동의 시간도 잠시, 이제 우리 교민은 확산되어가는 코로나19와의 전쟁으로 어려움에 처한 조국 대한민국과 한국에 계신 가족과 친지들의 안전을 걱정하고 조속한 코로나19의 극복을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오늘, 우리가 항의하는 것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정부의 어떠한 정책에 대하여 반대하거나 간섭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다만 지난 26일 국회 법사위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코로나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이다" 라는 논지의 발언으로 인해 자존심 상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재중국한국교민에게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함이다.

박장관의 발언은 한마음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교민들에게 큰 실망감과 무력감을 안겨주었고, 삶의 터전으로 돌아오는 우리 교민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격리 통제 조치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중대한 실수이다.

박능후장관은 주무부서 책임자로서 언어의 선택과 언사가 적절했는지 한번 더 숙고하길 권고하며 이 발언으로 상처받은 재중한국교민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러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는 한마음으로 국난 극복에 힘을 모으고 있는 우리 국민들과 타국에서 조국의 발전과 국위선양을 위해 노력하는 재외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임을 밝혀 두고자 한다.

대한민국 화이팅! 대한민국 국민 화이팅!!

2020년 2월28일

중국한국인회 총연합회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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