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 온라인 예배 녹화를 위한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진자 2,000명을 넘기며 중대 고비를 맞은 가운데 정부가 종교계에 집회를 자제해달라는 호소문까지 발표했지만 일부 대형교회들은 주일예배를 강행하기로 해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교회들은 예배를 원하는 신자들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천주교나 불교 조계종과 달리 공익을 무시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8일 서울 저동 영락교회(등록 교인 4만 5,000명)를 비롯해 광림교회, 연세중앙교회, 충현교회, 임마누엘교회 등 일부 대형교회들은 정부의 종교 행사 자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오는 3월 1일 주일 예배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충현교회 관계자는 “개신교의 목적 중 하나가 주일 성수만은 지키자는 것”이라며 “예배를 꼭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광림교회 관계자도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려운 신자들이 많은데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책임감을 느껴 고민 끝에 예배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

‘주일 성수 원칙’이라는 종교적 명분을 들고는 있지만, 대형 교회들의 예배 강행은 결국 헌금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집중 종교투명성센터 사무총장은 “개신교는 주 재원이 헌금이기 때문에 한 주라도 예배를 열지 않으면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광림교회 관계자는 “지난주에도 평소보다 참석률이 20%정도였을 만큼 헌금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대다수 개신교인들도 주일예배 강행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등이 27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개신교인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개신교인의 71%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일예배 중단에 찬성했고 ‘반대’는 24%에 불과했다

일부 교회들의 예배 강행 고집이 꺾이지 않자 정부는 긴급 호소문까지 내고 압박에 나섰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긴급 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 집단 감염과 사태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당분간은 종교집회를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사랑의교회 제공

박 장관은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역의 집단 감염이 가시화하면서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며 “지금이야말로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 모든 종교계의 신중한 판단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전날 세종로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를 찾아 종교계의 협조를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개신교회들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커지자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교인 56만명)와 서초동 사랑의교회(교인 10만명)는 주일 예배 강행 의지를 철회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기로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7일 회의에서 주일예배 횟수를 7부에서 5부로 줄이고 예배 참석인원도 축소하기로 결정했지만, 주일 예배 자체를 중단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다음날인 28일 결국 예배 중단을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2주간 주일 예배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서울 서초동 사랑의 교회 역시 1일부터 주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한다.

앞서 압구정동 소망교회(등록 교인 6만명)가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23일부터 예배 중단을 결정했고, 명일동 명성교회(등록 교인 8만명)는 25일 자가격리 중이던 부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주일 예배 등 모든 활동을 무기한 중단했다. 불교계는 지난 23일부터 모든 관련 행사를 취소했고, 천주교는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16개 교구 전부가 미사를 중단한 상태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임수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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