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다녀온 중국인 남성 확진
베이징서 사망자 2명 나와 초긴장
중국 베이징에서 23일 쇼핑카트에 앉은 한 어린이가 마스크를 벗은 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의 해외 방역망이 처음 뚫렸다. 이란을 다녀온 중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후베이성 외 지역이 진정되고 있는 만큼 중국은 바이러스 외부 유입을 차단하는 데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입국 과정에서 수백 명이 격리돼 검사를 받고 있는 한국을 향한 압박도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이란 테헤란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20일 상하이에 도착한 23세 중국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며 “보건당국이 어제 이 남성의 감염을 확인한 뒤 해당 항공편 승객 63명을 격리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과 이란 간 직항편은 끊긴 상태이지만 제3국을 경유하는 이동은 가능하다.

이란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중동의 화약고’가 됐고 사망자도 중국 다음으로 많다.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양국 간 연결고리가 드러날 경우 위험이 증폭될 수 있다. 상하이 세관은 특히 “비행기 탑승 후 검사에서 증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무증상 감염자’라는 의미여서 중국으로서는 신경이 더 곤두설 수밖에 없다.

중국은 최근 베이징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잇따르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날 후베이 이외 지역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9명, 2명 증가에 그쳤다. 그런데 사망자 2명이 모두 베이징에서 나왔다. 전날 추가 확진자 24명 중 10명도 베이징 시민이었다. 최근 며칠 새 유독 베이징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정치적 상징성과 유동 인구, 교육기관 밀집 등을 감안해 “후베이에 버금가는 강력한 조지로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와중에 중국이 극도로 우려했던 역유입 사례가 확인된 만큼 해외입국자에 대한 검역이 훨씬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정력이 덜 미치는 일선에선 한국에서 최근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사실이 과장ㆍ왜곡돼 받아들여지면서 교민이나 방문객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 장쑤성 난징에선 전날 인천발 항공편으로 도착한 교민 30여명이 중국인 이웃들의 반대로 이틀째 귀가하지 못했다. 한인 밀집지역 아파트 여러 곳의 주민위원회가 공동으로 출입을 막아 근처 호텔을 찾아야 했다. 상하이 총영사관과 현지 한인회가 항의했지만, 시정부는 “주민들이 자체 운영하는 것이라 수가 없다”며 “14일간 외부격리를 마치고 나면 주민들과 다시 논의해보겠다”고 발을 뺐다.

지난 25일 산둥성 웨이하이 공항에 도착한 뒤 격리된 교민 19명은 당초 27일 검사를 받고 이날 귀가할 예정이었지만 검사가 내달 2일로 미뤄지면서 계속 호텔에 머물고 있다. 이날 현재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입국 후 지정시설에 격리된 한국인은 138명 늘어 364명으로 집계됐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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