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제주공항 국내선 도착장에 발열 감시 카메라를 추가 설치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20일 설치된 카메라를 들여다 보고 있다. 제주도 제공.

“1시간 동안 같은 항공기를 타고 왔는데...”

지난 24일 오전 출장 차 김포발 제주행 항공기를 이용한 A씨가 한 말이다. 자신과 함께 탄 탑승객 중 1명이 제주공항 국내선 도착장에 설치된 발열 감시 카메라에 발열증상을 보여 온도 체크 후 전화번호를 남긴 뒤 공항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A씨는 “그분이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니면 다행이지만 만약 나중에라도 확진자로 판명나면 저를 비롯해 함께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김포공항 출발 때 발열체크를 안했는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출발 전부터 검사를 실시해 탑승 여부를 결정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기내에서 승무원들도 마스크를 쓰고 음료서비스도 없이 이·착륙 시 기본적인 점검 외에는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서로간 조심했다”며 “만약 그분이 확진 판정이 나면 해당 항공기 탑승객 명단을 확보해 검사해야 하는데 이런 거야 말로 전형적인 뒷북행정 아니냐”고 덧붙였다.

그는 “김포로 돌아오는 27일 제주공항 탑승 과정에서 발열 감시 카메라는 설치되지 않은 것을 보고 지자체가 ‘우리 지역만 벗어나면 그만이라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내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고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출발지와 도착지 양쪽 모두 발열 체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제주공항 국내선 도착장에 발열 감시 카메라를 추가 설치한 반면 탑승 수속이 이뤄지는 출발 구역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다. 제주공항 탑승 수속 장 앞 모습. 독자 제공

A씨의 주장처럼 김포와 제주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의 출·도착장 상당수가 발열 감시 카메라 설치 등의 검역 장비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장비 및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국내선 항공기의 경우 국제선과 달리 발열 체크 등을 위한 별도의 검역 장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감염 예방차원에서 해당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 제주와 울산·청주·광주·여수·양양·포항공항 등 7개 공항에서는 도착장에서만 발열 체크가 이뤄지고 있다. 출발시에는 모든 공항에서 발열 체크를 하지 않고 있다.

앞서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19일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해 국내선 공항 출발 시점에서도 발열 검사를 시행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주도는 이날 국토교통부에 재건의 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내선 도착장은 통로가 한 곳으로 정해져 있어 필요한 장비와 인력 투입이 가능하지만 출발(탑승) 구역은 2곳으로 나뉘어 있는 등 시스템 설치가 쉽지 않다”며 “정부에 재차 건의해 탑승 시에도 발열검사가 가능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국내선 항공기의 경우 버스와 열차 등과 같이 대중교통으로 간주해 별다른 검역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더욱이 항공기 내 공기순환 구조가 감염이 확산되는 구조는 아닌데다 현재까지 기내에서 감염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공항공사는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공항이 있는 해당 지자체에 검역 지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하지만 지자체도 여력이 안 되는지 일부 공항의 경우 출발은 물론 도착장에 대한 검역 지원도 안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김영헌 기자 tamla@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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