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ㆍ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가면 폐의 50%는 이미 폐섬유화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 폐섬유화로 직결돼 폐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면 폐섬유화가 발생해 치료를 해도 폐 기능이 망가져 평생 고통스럽게 살아야 한다는 주장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돼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 ‘건강 상식’은 실제 의학적으로 검증된 내용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근거 없는 낭설이다. 전문가들은 폐가 점차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져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폐섬유화는 신종 코로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전경만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중환자 의학)교수는 “신종 코로나가 아닌 일반 폐렴에 걸려도 상태가 악화되면 폐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다”라며 “신종 코로나가 다른 폐렴에 비해 폐섬유화를 더 잘 일으킨다는 과학적 근거나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중증 폐렴을 앓지 않는 한 폐섬유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섬유화를 두려워해야 할 환자는 폐렴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에 국한한다”라며 “신종 코로나에 걸려도 가볍게 회복된 사람들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섬유화는 신종 코로나가 아니라 모든 폐렴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중증 폐렴으로 인공호흡기와 같은 기관삽관을 하지 않는 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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