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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코로나 비상 틈타 민주파 인사들 전격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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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코로나 비상 틈타 민주파 인사들 전격 체포

입력
2020.02.28 13:57
수정
2020.02.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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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국 성향 신문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가 28일 오전 7시 30분쯤 홍콩 경찰에 의해 자택에서 연행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홈페이지 캡처
반중국 성향 신문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가 28일 오전 7시 30분쯤 홍콩 경찰에 의해 자택에서 연행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홈페이지 캡처

홍콩 경찰이 28일 오전 반중국 성향 신문인 ‘빈과일보’의 사주와 친민주 성향 정치인 2명을 전격 체포했다. 모두 홍콩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불법 집회에 참여한 혐의다. 홍콩 시민들의 온 관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쏠린 사이, 6개월 전 사안을 이유로 민주파 저명인사들을 체포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라이치잉ㆍ黎智英)를 자택에서 체포해 카오룽시티 경찰서로 연행했다. 지난해 6월 시위 현장 등에서 친중국 성향의 ‘동방일보’ 기자와 언쟁을 벌이던 중 그를 협박한 혐의, 8월 31일 불법 집회에 참여한 혐의에서다.

빈과일보는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투쟁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온 반중국 성향의 신문으로, 사주인 지미 라이는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에 지난해 8월 친중파 시위대가 지미 라이의 자택에 몰려가 시위를 벌였으며, 9월에는 괴한 2명이 그의 자택 정문에 화염병을 던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그를 외세와 결탁해 홍콩 시위의 배후에 선 ‘4인방’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이날 지미 라이와 함께 홍콩의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전 주석 융섬(楊森), 전 노동당 의원이자 대표적인 재야단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 주석 리척얀(李卓人)도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도 역시 지난해 8월 31일 불법 집회에 참여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8ㆍ31 시위 참여자에 대한 검거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혀 앞으로 홍콩 범민주 진영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가 예상된다.

아울러 범민주 진영의 대표 인사 중 한 명인 앨버트 호(何俊仁) 역시 체포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앨버트 호는 가디언에 “이번 체포는 홍콩에 대한 지속적인 탄압의 일환”이라면서 “나도 곧 다음 (체포) 차례가 될 것 같다.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야당을 탄압하고 침묵시키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지난 2014년 8월 31일 홍콩 행정장관 간접선거제를 결정한 지 5년째 되는 날인 지난해 8월 31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으나, 홍콩 경찰은 폭력 시위가 우려된다며 이를 불허했다. 그럼에도 수십만 명의 홍콩 시민이 이에 굴하지 않고 거리에서 송환법 반대와 직선제 쟁취를 외쳤다. 당시 경찰이 지하철 차량 내부까지 들어와 시위대 및 시민을 무차별적으로 구타, 63명을 한꺼번에 체포한 ‘프린스에드워드역 사건’도 발생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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