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텬=AP 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미국 내 확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국내 증권가에서 나왔다. 코로나19가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중 하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28일 발간한 ‘코로나19의 확산, 트럼프가 위험하다’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미국 상륙으로 높은 의료비용에 대한 불만이 고조될 수 있고, 이는 샌더스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호재”라고 분석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확산되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으로 커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 샌더스 후보의 대표 공약인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이 주목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메디케어 정책은 연방정부가 65세 이상 노인을 위해 제공하는 건강보험 제도를 의미하는데, 샌더스 후보는 이 제도를 모든 미국인에게 확대하자는 공약을 걸고 있다.

한 연구원은 “현재 미국은 민간 보험회사가 제공하는 값비싼 보험을 이용하고 있는데, 샌더스는 보험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에게 건강보험을 국민의 권리로 보장하겠다고 주장한다”며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가 큰 화두였는데,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철폐됐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 폭락 이유도 ‘샌더스 포비아’의 영향으로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샌더스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낙점되면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에서 나타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미국 증시의 폭락은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 가능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샌더스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함께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최근 구글 트렌드를 보면 ‘코로나19’ 뿐 아니라 ‘메디케어 포 올’의 검색이 급부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샌더스와 블룸버그의 2강 구도로 압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현재까지만 보면 샌더스의 선전이 거침없다”며 “미국 내 의료체계에 대한 불만이 급격히 확산된다면 민주당 내 샌더스의 지지율이 굳히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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