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 총선 공동선대위원장 제안 예상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4ㆍ15 총선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8대 대선과 20대 총선 등 주요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김 전 대표가 이번에는 통합당의 러브콜을 받은 것이다.
27일 통합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오는 주말쯤 김 전 대표를 만나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제안할 예정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선거 경험도 많은 데다 중량감이 있고 이번 총선을 반문재인 구도로 만들 수 있는 인물이 김 전 대표”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도 만남 자체를 거부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 전 대표는 본보 통화에서 “(황 대표 쪽에서) 선대위원장 제안이나 만나자는 이야기는 아직 없다”면서도 “만나자고 하면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선대위원장직 수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때 가서 여러 상황을 보고 판단해여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구기동에 거주하는 김 전 위원장은 황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종로구 유권자이기도 하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내건 데 대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을 심판하기 위해 나왔다고 했는데 코스를 잘 잡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구원투수로 나선 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안겼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통합당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끌었던 비대위에 합류해 총선 승리에 힘을 보탰고, 그 해 치러진 대선에선 박근혜 후보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됐다.
2016년 20대 총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로 있던 더불어민주당과 손을 잡았다. 당시 잇따른 재보선 선거 참패로 리더십 위기에 직면한 문 대통령이 김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 수장으로 영입했다. 김 전 대표는 민주당에 123석을 안기며 원내 1당으로 거듭나게 했지만 공천 과정에서 친문(재인) 인사들과의 갈등은 극에 달한 상태였다. 비례대표 2번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했지만 문 대통령과 민주당과의 관계는 틀어졌고 19대 대선을 두 달 앞둔 2017년 3월 비례대표직을 던지며 민주당과 결별했다. 그 이후 김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검찰개력,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문 대통령은 어떤 사안에 대해 집착을 하면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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