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배계규 화백

전 세계에서 7,83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서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첫 발병이 보고된 뒤 2개월만에 6개 대륙 전역에서 8만2,000여명이 감염된 뒤에야 ‘팬데믹(대유행)’ 우려 메시지를 발산했다.

코로나19 발병 후 세계보건기구(WHO)는 줄곧 ‘중국의 꼭두각시’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그 중심엔 WHO의 수장격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있다. 그는 각국의 중국 봉쇄 정책이 본격화하자 “여행ㆍ교역 금지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WHO 조사단의 중국 현지 파견을 머뭇거려 비판을 자초했고, 뒤늦게 중국을 방문한 WHO 조사단이 정작 발원지인 후베이성을 ‘패싱’하려다 그에 대한 비난까지 뒤집어썼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전 세계 전문가들이 대유행을 우려했지만 한참이나 이를 인정하지 않다가 은근슬쩍 가세했다.

사실 에티오피아 외교장관 출신인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친중 행보는 그리 놀랍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의 중국’이라 불릴 정도로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나라 중 하나다. 2000년대 들어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지원된 ‘차이나 머니’가 121억달러(약 14조7,000억원)에 달하고, 현지에 진출한 중국 기업은 1,000개를 훌쩍 넘는다. 그는 양국이 경제ㆍ외교협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역할을 했고, 중국은 그가 2017년 WHO 사무총장이 될 때 향후 10년간 600억위안(약 10조원) 지원을 약속한 최대 후원자였다.

그의 연이은 중국 옹호 행태를 두고 “WHO는 중국 공산당 산하기관”, “Woo Han Organization(우한기구)” 등의 비난까지 나온다. 국제보건사업의 지도ㆍ조정적 기구로서의 역할보다 중국의 이해관계부터 따지는 행태는 결국 WHO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마저 추락시켰다. 국제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에는 그의 퇴진에 찬성하는 의견이 42만건에 육박한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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