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은평성모병원 입구에 내원객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7일 오전9시기준 은평성모병원 내 확진자는 11명으로 늘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병원과 종교활동 등에서의 집단감염을 매개로 확산세를 키우고 있다. 보건당국은 집단시설의 외부 감염요인을 차단하고 격리하는 등 집단발생상황에 대비하는 방역체계로 개편하기로 했다.

27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확진자 1,595명 중 52.9%에 달하는 845명이 신천지 대구교회 및 청도대남병원 관련 집단발생환자다. 신천지 대구교회 환자가 731명(45.8%)으로 확진자의 절반에 가까웠다. 청도대남병원 확진자는 114명으로 전체의 7.1%나 됐다.

집단발생 기준을 10명 이상으로 확대하면 그 비중은 전체의 약 65.2%(938명)로 커진다. 부산 온천교회(23명), 천주교 안동교구 이스라엘 성지순례단(30명) 및 숙소 생활을 하던 과천 신천지교회 신도(2명) 등 종교활동이 집단감염의 한 축이다. 서울 은평성모병원(11명)과 등 병원 내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중증장애인 공동생활시설인 칠곡 밀알사랑의집에서도 2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집단감염 관리가 신종 코로나 방역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추가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데다, 집단감염이 지역사회 2차 감염원이 돼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에서 발생한 확진자 중 3명이 은평성모병원을 퇴원한 환자의 가족이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보건당국은 확진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연이어 코호트 격리(감염자가 발생한 장소를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하는 등 감염경로를 차단하고 있다. 이날까지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한마음 창원병원에는 의료진과 환자 등 192명이 격리됐고, 확진자 2명이 확인된 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도 26일부터 병원 내 314명이 집단 격리 중이다.

하지만 격리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망자가 7명이나 나온 청도대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 사례처럼, 외부와 동떨어지고 열악한 환경의 요양병원이나 장애인ㆍ노인 집단생활시설은 확진자 1명만 나와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4개 단체가 전국 장애인시설의 코호트 격리 방안을 마련하려는 보건당국의 지침에 대해 26일 “전염병 인큐베이터를 방치한다는 것”이라 지적하며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한 배경이다.

보건당국은 집단내 외부 감염요인 차단조치에 먼저 집중하기로 했다. 24일부터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의 감염관리현황을 전수 조사하고, 종교활동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정은경 본부장은 “확진자 발생시 지자체에서 기초조사를 하되 집단감염이 있을 때 중앙의 즉각대응팀이 투입되는 식으로 역할을 구분할 것”이라며 “집단감염 예방에 자원을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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