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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 2.1%로 하향… “사스ㆍ메르스 충격 합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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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 2.1%로 하향… “사스ㆍ메르스 충격 합친 듯”

입력
2020.02.28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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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P 낮춰... 기준금리는 동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20년 2월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20년 2월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성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특히 2, 3월에 걸쳐 소비와 수출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며 “1분기 성장률이 작년 1분기에 기록한 -0.4%(전기 대비)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다만 “코로나 사태 충격에는 미시적인 정책 대응이 더 효과적”이라며 시장 일각에서 전격 인하를 점쳤던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일단 동결했다.

◇“코로나19, 사스ㆍ메르스 혼합 충격”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말 밝힌 2.3%에서 0.2%포인트 낮춘 2.1%로 수정했다. 급격히 확산 중인 코로나19가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던 국내외 경기를 일제히 위축시키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정규일 부총재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향후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세계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반도체 시장 회복 시점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금통위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이 둔화했으며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은 국내에서 주로 외국인관광객 감소, 소비심리 위축을 통해 나타나고 있으며, 주요 교역상대국인 중국 내 강한 확산세의 영향으로 공급 충격도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5년 우리 경제의 수요 측면 충격을 발생시킨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과 중국 내 유행으로 공급 충격을 유발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이 각각 경제에 미친 양상이 이번에는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여파 2, 3월에 집중” 전망

한은은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이 특히 올해 1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광업, 숙박업, 도소매업 같은 서비스업이 직접 타격을 받고 있으며 1분기에는 역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환석 조사국장도 “2~3월에는 실물경기 둔화가 불가피하며,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1분기(전기 대비 -0.4%)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은은 아직 신중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최근 국내 수요와 생산활동 위축은 경제적 요인보다는 감염 위험에 따른 불안 심리 확산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며, “수정 성장률 전망치 2.1%도 코로나19가 3월 중 정점을 지나 차츰 진정될 것을 전제해 도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은은 다른 주요 경제전망치는 크게 수정하지 않았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과 같은 2.4%, 소비자물가는 올해 1.0%, 내년 1.3%의 전망치를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사스나 메르스 같은 감염증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억눌렸던 회복세가 빨라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정부가 준비 중인 추가경정예산도 성장률 전망에 일부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미시 지원책이 적절”…기준금리 동결

한은 금통위는 이런 판단을 근거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실물경제 충격이 커지고, 정부의 추경 편성 등 부양책이 예고된 점을 들어 한은이 금리인하로 호응할 거란 전망이 높아졌다.

하지만 한은은 일단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결정한 셈이다. 여기에는 특히 지난해 두 차례 금리인하로 이미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 이른데다, 저금리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우려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대신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자금지원 차원에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5조원까지 늘리는 대책을 내놨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기 대출시 한은이 저금리로 대출액의 절반을 지원하는 제도다. 은행 대출 기준으로는 총 10조원이 시중에 공급되는 셈이다.

이주열 총재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금리인하보다 자영업자나 기업에 대한 미시적 지원책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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