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작업에 무인기(드론)과 로봇이 투입되고 있다. 사람이 직접 위험 지역 방역을 할 경우 감염의 우려가 있고 넓은 지역에 대한 방역이 쉽지 않은 문제를 해결할 ‘비책’인 셈이다.
드론 방역은 방제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을 줄일 수 있고, 사람이 직접 소독약을 살포하는 방식보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력과 차량 접근이 어려운 사각 지대까지 철저한 방역이 가능하다.
27일 코로나19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경북 청도 대남병원. 청도군드론협회 방역단이 띄운 드론이 병원 상공을 선회하며 건물 전체에 소독약을 살포했다. 정부는 대남병원에 남아 있는 환자 60명 전원을 국립정신건강센터 등으로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 수원시에서는 이날 49개 초중고교 방역에 드론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기업 ‘사람과 자연 협동조합’ 관계자들과 수원생명과학고 동아리 ‘더 드론’ 학생들은 장안구 송정초등학교에서 방제 전용 드론 ‘순돌이’를 상공에 띄워 소독 작업을 실시했다.
충북 보은군도 이날 드론을 활용한 방역 활동에 나섰다. 보은경찰서 및 군내 드론 교육기관과 함께 다중이용시설과 산업단지, 스포츠시설 등 감염병 취약시설을 소독하기 위해 드론을 띄운 것이다. 보은군은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드론 방역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드론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전쟁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그 이전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행할 당시에도 하늘을 날며 신속하고 광범위한 작업을 수행했다.
하늘에 드론이 있다면 지면 위에선 로봇이 인간의 방역 작업을 대신하기도 한다. 중국 항저우의 로봇타운에서는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로봇 운영을 시작했다. 운영업체 관계자는 “로봇은 사람들이 가기 꺼려하는 감염 위험지역이나 넓은 공간까지 효율적으로 소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바이러스 확산을 비롯해 대형산불이나 자연재해 등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상황에서 활용되는 이 같은 무인 장비가 갈수록 첨단화하면서 더욱 눈부신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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