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경북대병원이 시작. 영남대 병원·고양시·세종시 등 전문가 제안 적극 수용
대구 북구의 칠곡 경북대병원은 23일부터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칠곡 경북대병원 제공

일부 지역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 진료소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기관은 26일부터 패스트푸드나 스타벅스 매장처럼 차에서 내리지 않고 선별 진료를 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 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경기 고양시, 대구 영남대병원, 세종시, 칠곡경북대병원 등이 해당한다.

새로운 방식의 선별진료소를 두고 로라 비커 영국 BBC 서울특파원은 이를 두고 “한국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적용했다”고 했고, 샘 킴 블룸버그 통신 기자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미국 싱크탱크인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루머 회장도 “혁신은 회복력을 촉진한다”고 평가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화제가 되면서 아이디어 제안자를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이 나왔다. 일부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처음 제안했다고 주장했고, 일각에서는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가 최초 아이디어 제안자라는 얘기도 나왔다.

앞서 이 지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지금처럼 1대 1 진료를 하게 되면 위험노출도 크고 방호복 같은 물품 소모도 많기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선별진료소를 만들면 어떨지 생각해봤다”며 야외 선별진료소 설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 교수는 다음 날인 24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코로나19 대책특별위원회 전문가 감담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될 사람이 굉장히 많은데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공설운동장 같이 오픈 된 공간을 빌려 천막을 세워서 드라이브스루처럼 차를 타고 와서 차 안에서 바로 검사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경기 고양시는 26일부터 덕양구 주교 제1공영주차장에서 안심카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이 낸 아이디어를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시작했다고 한다. 우선 26일부터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인 대구 영남대병원은 칠곡경북대병원의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칠곡경북대병원은 21일 컨테이너를 설치해 다른 지역보다 조금 앞선 23일부터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선보였다.

칠곡경북대병원도 이 아이디어를 낸 원조는 아니다. 코로나19 1번 확진환자를 치료했던 인천의료원의 김진용 감염내과 과장의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지금의 방식에 이르게 됐다. 김 과장은 학회에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안전을 지키면서 검사·진료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선별 진료소를 넓은 운동장에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를 들은 권기태 칠곡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경영진과 협의 끝에 이 방식의 선별진료소를 시도해 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칠곡경북대병원 관계자는 27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큰 병원에서도 넓은 운동장에 선별진료소를 만들기 어려워 저희 병원에 맞게 응용했다”며 “환자와 의료진의 접촉을 줄일 수 있고, 기존 선별진료소와 달리 방역 작업이 생략돼 시간이 절약된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심카(Car) 선별진료소’를 선보인 고양시는 지난달 27일 기 교수 등이 참여한 시 재난대책회의와 다음날 열린 감염역학 전문가 등과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참고했다고 한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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