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많은 일부 지역서 교민 냉대 사례 잇달아
주중 대사관, 각지 총영사관에 실태 파악 지시
외교부, 中대사 초치해 “한국인 입국 제한 유감”
중국의 한 지방도시에서 한국인이 거주하는 아파트 현관문(왼쪽 집) 앞에 자가격리를 알리는 공고문과 함께 큼지막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중국인 거주지에는 플래카드가 없다. 독자 제공

중국 일부 지역에서 최근 우리 교민 집 문 앞에 딱지나 플래카드를 붙여놓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우리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후 한국인을 배척하려는 새로운 행태다. 민원이 늘어나자 외교당국이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

외교 소식통과 중국 현지 교민들은 26일 “동네를 떠났다가 돌아온 뒤 자가격리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원래 그 지역에 살던 한국인들 집 현관문에도 중국인 이웃이나 아파트관리위원회 또는 지역위원회 등에서 스티커나 딱지, 큼지막한 플래카드를 붙이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명백한 한국인 차별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사례는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방의 일부 지역에서 최근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 민원이 제기되자 주중 한국대사관은 각지의 총영사관에 실태 파악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최근 한국에서 돌아온 교민들은 온갖 냉대를 받고 있다. 산둥성 옌타이의 한국인 밀집 거주 아파트 단지에서는 이날 중국 주민들이 공안을 찾아가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런 가운데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 대사는 이날 중국 일부 지방정부의 한국 발(發) 여객기 승객 입국 제한 조치와 관련, “한국인만 대상으로 한 건 아니다”며 조치 철회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초기 각국의 중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반발했던 중국이 자신들의 입국 제한 조치는 합리화한 것이다.

싱 대사는 김건 외교부 차관보의 초치에 응한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중앙정부)은 한국 국민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지방정부의 조치를) 양해하고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이어 조치 철회에 대한 즉답은 하지 않은 채 “(지방정부 조치 실태는) 나도 잘 모른다”면서 “(본국과) 상황을 상의해서 타당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만 했다.

싱 대사는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 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정부의 중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당시 “입국 제한 조치는 세계보건기구(WHO)에 근거하면 된다”고 했다.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은 불필요하다’는 WHO 권고를 준용해 중국인의 출입국을 막지 말라는 뜻이었다. 거꾸로 중국이 WHO의 권고를 무시하는 상황이 되자 싱 대사가 태도를 바꾼 것이다.

싱 대사는 김 차관보를 만난 자리에서도 “중국은 그간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국민이 보여준 성원과 지지에 감사하고 있다. 중국 내 한국 국민 보호 문제에 대해 한국과의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원론적 발언만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온라인에서 사진 및 기사를 교체한 경위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2월 27일(목)자 1면 머리기사의 온라인 기사를 교체한 이유는 기사에 첨부된 사진이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의 대상이 됐기 때문입니다.

한국일보는 기사 내용과 관련한 제보를 받으면서 이를 뒷받침할 사진도 확보했습니다. 당시 제보자는 해당 사진이 공개될 경우 구체적인 지역이 특정될 가능성을 우려했고, 한국일보도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다른 사진을 쓰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일보는 1면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중국 공안당국과 주민위원회 등이 이달 초 자가격리자 거주지의 현관문을 봉인하는 방식으로 딱지를 붙인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기사에서 언급한 한국인 거주자 집에도 이 같은 방식의 딱지가 붙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당 사진이 이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다는 설명을 누락했고, 해당 기사가 이 사진에 근거해서 작성됐다는 식의 오해와 억측이 나오는 등 불필요한 논란이 빚어졌습니다. 이에 한국일보는 사진을 교체하기로 결정했고, 온라인판 기사임을 감안해 추가로 확인된 사실관계도 일부 포함시키기로 했습니다.

다만 온라인에서 ‘처음 기사’가 삭제되고 ‘새 기사’가 게재된 것은 과정상의 단순 실수였음을 밝힙니다. 기사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온라인 송고를 취소하는 바람에 새 기사 형식으로 다시 게재하게 된 것입니다.

애초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이를 분명히 밝히지 않아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데 대해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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