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국내에서 치러질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원정팀이 한국 원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AFC는 26일 다음달 3일 FC서울과 ACL 조별리그 E조 경기를 앞둔 태국의 치앙라이 유나이티드의 요청에 따라 경기를 연기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 측에 보냈다. 4일 울산 현대와 F조 경기를 하는 호주의 퍼스 글로리 역시 한국에 가기 어렵다는 의사를 AFC에 전달한 상태다.
원정팀은 ‘무관중 경기’라는 대책에도 한국 원정을 거부했다. 지난 24일 서울과 울산은 ACL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무관중 경기를 권고한 데에 응한 것이다.
그러나 태국 원정팀은 정부의 입국 절차 강화에 따라 한국 경기를 마친 후 돌아가면 2주간 격리돼야 한다는 이유로 한국 원정을 거부했다. 호주 정부는 대구ㆍ청도 지역에 여행경보 3단계(여행 재고)만을 내렸지만, 호주 원정팀은 한국 입국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울산 측은 “호주 원정팀이 ‘K리그가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된 걸 보면 충분히 위험하다는 뜻이니, ACL 경기도 진행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했다.
서울과 울산은 경기 진행이 정상화되면 다른 팀보다 숨가쁘게 일정을 소화해야 할 것을 공통적으로 우려한다. 개막 지연으로 빡빡해질 K리그 일정에 미뤄둔 ACL 경기까지 동시에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측은 “일주일에 두 경기를 자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훈련과 체력관리 부분에서 고민이 많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울산은 공식적으로 경기가 연기되기 전인 27일 호주 측에 2ㆍ3차전 홈 앤드 어웨이 경기 일정을 바꿔서 치르자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울산 측은 “3월 4일에 호주 원정으로 경기를 치르기에는 준비 일정이 빠듯할 것 같아, 3월 18일이라는 새로운 날짜를 제안했다”며 “호주 원정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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