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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감염 출소자 베이징행… 中 우한 봉쇄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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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감염 출소자 베이징행… 中 우한 봉쇄 뚫렸다

입력
2020.02.27 07:00
수정
2020.02.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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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베이징으로 돌아와… 방역망 허점 드러내

18일 확진, 22일 차량으로 우한 탈출 ‘미스터리’

비판 여론 거세지자 후베이 사법 당국 조사 착수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26일 마스크를 쓴 자원봉사자들이 자가 격리 중인 주택가로 생필품을 나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26일 마스크를 쓴 자원봉사자들이 자가 격리 중인 주택가로 생필품을 나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후베이성 우한의 교도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이 출소 후 베이징으로 잠입해 중국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달 23일부터 우한을 봉쇄했다고 자부해온 중국의 촘촘한 방역망이 뚫린 것이다. 특히 이 여성이 어떻게 우한을 무사히 벗어났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베이징시 보건 당국은 26일 “둥청구에 사는 여성 황모 씨를 격리해 검사하고 있다”면서 “가족 3명에 대해서도 집중 격리 관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하루 동안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전역에서 신규 확진자가 5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에 “방역의 승리”라고 자화자찬했지만, 정작 수도 베이징으로 확진 환자가 유입되는 것은 막지 못했다.

환구시보, 이차이왕 등 매체들이 전한 과정은 이렇다. 황씨는 형기 만료를 앞둔 지난 18일 우한의 교도소에서 발열 증세를 보여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곧 출소했고, 마중 나간 가족들이 22일 오전 2시쯤 자동차에 황씨를 태워 당일 오후8시쯤 베이징의 집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귀경 즉시 주민들에게 상황을 전파한 뒤 집중 격리시설에 들어갔고 의학적 관찰이 시작됐다.

23일 저녁 7시쯤 황씨의 상태가 악화돼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사를 거쳐 24일 폐렴 진단을 받아 재차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 이에 상급병원으로 옮겨져 더 높은 수준의 격리 치료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3명의 가족 외에 베이징에서 다른 접촉자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가족들을 격리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이 전해지자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한달 넘게 봉쇄된 우한의 봉쇄망이 어떻게 뚫렸는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더구나 이미 발열 증상이 나타난 환자라면 눈에 띄기 쉬울 텐데 차를 타고 유유히 우한 밖으로 나온 것을 납득할 수 없었다.

앞서 24일 우한시 방역당국은 “방역과 교통, 생산, 특수질환 치료 목적에 더해 외지인의 경우라도 반드시 도시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경우에는 허가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다만 “우한을 떠나려면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전혀 없어야 하고 확진 환자, 의심 환자, 밀접 접촉자, 격리 관찰자는 물론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에 “방역이 느슨해진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2시간 만에 취소했다. 하지만 황씨는 이미 그보다 이틀 전에 우한을 빠져나간 것이다. 과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속히 진상을 규명하라는 요구가 빗발치자 후베이성 사법 당국은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23일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후베이 지역 수감자는 323명에 달한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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