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가 먼저 요구” 뇌물 준 자산운용사 대표 법정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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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가 먼저 요구” 뇌물 준 자산운용사 대표 법정 증언

입력
2020.02.2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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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뇌물수수 혐의’ 유 전 부시장 첫 공판 

 오피스텔ㆍ항공권 등 금품 제공한 자산운용사 대표 

 “유재수 동생 채용도 부탁 받은 것”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뇌물 등을 받고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는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이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문정동 서울동부지법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오피스텔과 항공권, 골프채 등 금품을 먼저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친분에 의해 자발적으로 준 것을 받았다는 유 전 부시장의 진술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손주철)는 26일 오후 뇌물수수와 수뢰후부정처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파란 수의를 입은 채 마스크를 쓴 유 전 부시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 재직 시절을 전후한 2010∼2018년 자산운용사 대표 최모(41)씨 등 4명으로부터 총 4,95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고 부정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

이날 법정에는 유 전 부시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최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유 전 부시장의 요청으로 금품을 제공했다고 증언했다. 2015년 자산운용사를 설립한 최씨는 유 전 부시장과 금융인 모임에서 처음 만난 뒤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유 전 부시장의 부탁으로 항공권을 2회 결제했다”며 “저에겐 큰 비용이 아니라 부탁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유 전 부시장은 조사 당시 부탁하지 않았는데 최씨가 먼저 나서 결제를 해줬다고 진술했느냐”고 되묻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최씨는 2015년 9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오피스텔을 임차한 것도 유 전 부시장의 부탁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유 전 부시장이 세종시에서 서울로 올라오면 잘 곳이 마땅치 않다고 해 얻어줬다”며 보증금과 월세 모두 자신이 부담한 사실을 시인했다.

최씨는 2017년 유 전 부시장의 동생을 자신 소유의 한 업체에 채용한 사실도 청탁에 의한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유 전 부시장이 (동생의) 이력서를 주며 검토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골프채 2개 등 선물 제공과 유 전 부시장의 저서 수백권의 책값을 대납한 것 역시 유 전 부시장이 먼저 요구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최씨는 금품 제공 이유에 대해 “금융업 진출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고, 당시 고위공무원인 유재수가 많은 노하우와 경험을 들려줬다”며 “나중에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 전 부시장 측은 금품을 받은 건 맞지만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이 없어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과 공여자들 사이의 친분 관계에 의한 수수라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유 전 부시장 비위 감찰 무마 혐의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을 재판에 넘긴 상황이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 비위 감찰 중단 청탁을 받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에게 전달해 감찰이 무마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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