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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우리가 사드릴게요” 대구 식당들 살리겠다고 나선 시민 ‘주문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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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우리가 사드릴게요” 대구 식당들 살리겠다고 나선 시민 ‘주문 운동’

입력
2020.02.26 17:44
수정
2020.02.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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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횟집에 싱싱한 생선들이 있습니다. 가격은 *** 입니다.’

‘동인동 돼지국밥집에 10인분 있습니다. 2인분 가격에 4, 5인분을 드린다고 합니다.’

구독자 51만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맛집일보’. 여기엔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재고 소진이 어려운 대구 지역 음식점을 위한 글들이 잇달아 게재되고 있습니다. 식재료를 소비하지 못해 이중으로 손해를 보는 자영업자들에게 사연을 받아 상황을 알리고 시민에게 소비를 독려하고 있는 건데요. 이를테면 국수 매장의 요청을 받아 판매하지 못한 해물소고기 쌀국수 50인 분을 할인된 가격으로 배송해주겠다고 홍보하는 식이지요.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식당들에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문이 폭주해 몇 시간 만에 재료가 소진되기도 한다는데요. “사장님 힘내세요” “좋은 일 하느라 고생이 많으세요”라는 등 자영업자들을 향한 응원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죠.

대구 달서구 송현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권미정(49)씨는 100만원 가량의 식재료를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SNS에 올려 3시간 만에 다 팔았다고 합니다. 권씨는 26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올리자마자 주문 전화가 폭주했고 포장 주문까지 있었다”며 “손님들이 ‘이겨내라’는 격려를 많이 해줘서 고맙고 아직 정이 살아있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6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강봉수(40)씨도 SNS에 올린 후 200㎏에 달하는 식재료를 하루 만에 소진했다는데요. 문의 전화가 많아서 일일이 응대하기 힘들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합니다. 강씨는 “(대구 시민이) 서로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 응원해주니 더욱 진심으로 다가온다”면서 “가족을 생각하면 장사를 포기할 수 없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따뜻한 손길은 더 큰 보답으로 돌아오기도 했는데요. 시민의 응원을 받은 대구 해물탕집 사장이 판매하고 남은 절반의 식재료들을 대구 사회복지센터에 기부했어요. 익명을 요구한 이 사장은 “이번 일로 감동을 받아 남은 재료를 SNS를 통해 다 팔기 보다는 코로나19로 격리된 분들이 드실 수 있게 기부해야겠다고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죠. 그는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기부한 것”이라며 “빨리 아픈 사람들이 다 낫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됐으면 한다”는 바램을 전했습니다.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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