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주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제주를 비롯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관광객 발길이 크게 줄어 관광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또 도민들도 모임 등 외출을 자제하면서 음식점이 텅텅 비는 등 지역경기도 얼어붙고 있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만5,16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214명에 비해 62.3%나 감소한 것이다. 또한 지난달 20일 국내 첫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일 방문 관광객 수로는 가장 적었다.
외국인 관광객인 경우 지난 4일부터 제주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 중단 이후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1일 방문객이 600명 내외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약 80%나 급감한 것이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1일 10명도 되지 않아 사실상 발길이 끊긴 상태다.
문제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 추세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내국인 관광객인 경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지난 13일 이후 회복세를 보이면서 절반 가까이 떨어졌던 감소 폭이 20~30%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 18일 대구에서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전국적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그 동안 확진자가 없었던 제주에서도 지난 20일과 22일 잇따라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고 있다. 실제 23일(2만5008명) 이전까지 2만명 넘게 제주를 찾았지만, 24일 1만6,379명, 25일 1만4,567명 등 전년대비 감소 폭이 60% 가까이 이르고 있다.
이처럼 제주 방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숙박시설, 렌터카, 음식점 등에서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이 주요 고객인 대형 호텔들인 경우 가동률이 30%때까지 떨어지면서 직원들이 휴가 사용 등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렌터카 역시 가동률이 10%대로 내려갔고,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유명 맛집이나 관광지 등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역상가들도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 도내 확진자 발생 이후 도민들도 모임을 취소하고, 외식도 줄이는 등 외출을 자제하면서 음식점들의 매출이 뚝 떨어졌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커피숍, 헬스장, 목욕탕 등도 고객들이 크게 줄고 있다.
대형 음식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크게 확산된 지난주부터 관광객은 물론 도민들도 크게 줄고 있고, 단체예약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매출이 예년에 비해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며 “문제는 시간이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어, 하루빨리 신종 코로나가 잠잠해지길 빌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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