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최전선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께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이모(53)씨는 지난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모금한 1,000만원으로 질병관리본부(질본)와 국립인천공항검역소, 대구시청(검역 담당 부서) 등에 과일 등을 선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저지에 힘쓰는 의료진을 응원할 방안을 고심하다가 SNS 모금 페이지를 만든 지 하루만이다. 이씨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100여명이 십시일반 모금에 동참하면서 목표액 1,000만원을 채웠다”며 “한 참여자께서 실무 일을 적극 맡는 등 많은 분들이 한 마음으로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추가 모금을 해달라는 요청이 밀려들면서 이씨는 2, 3차 모금까지 진행할지 고민하고 있다.
신종코로나 사태를 맞아 방역 일선에서 분투하는 방역당국과 의료진을 응원하는 손길이 쇄도하고 있다. 시민들이 보내는 성원은 특히 일선 보건소나 질본 지원 단체 등으로 집중되고 있다.
서울 중구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 중구보건소에는 중구의 한 음식점 직원이 보낸 도넛 10박스가 도착했다. 선물을 보낸 음식점 직원은 “열이 나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방문했다가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당시 보건소 직원들의 친절한 응대 덕분에 안심할 수 있었다”는 메시지도 동봉했다. 이 보건소에는 도넛뿐 아니라 귤 상자나 응원 편지 등 선물도 배달되고 있다.
질본에는 23일 서울 관악구에 사는 최모(29)씨가 보낸 귤 한 상자도 도착했다. 최씨는 “시민 한 사람으로서 도울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가 작은 것이라도 하자는 의미에서 이같이 했다”고 말했다. 질본 관계자는 “마스크나 편지, 딸기 등 익명의 시민들로부터 소소한 선물이 온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응원 물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도 번지고 있다. 트위터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12시간 동안 ‘#고마워요_질병관리본부’ 해시태그가 2만건 넘게 확산됐다. 시민들이 운영하는 SNS에는 대구 음식점들을 돕자는 글들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재난적 상황에 처한 대구·경북을 돕기 위한 행렬에 대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등이 구호성금과 구호물품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이날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의료용품과 생필품 등을 포함해 총 30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으며, SK그룹과 현대차그룹도 각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5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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