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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반의 반 토막에…‘NO 신천지’ 인증하는 가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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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반의 반 토막에…‘NO 신천지’ 인증하는 가게들

입력
2020.02.26 16:44
수정
2020.02.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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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시의 베이커리 카페 입구에 신천지와 무관하다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김영훈 기자
경기 과천시의 베이커리 카페 입구에 신천지와 무관하다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김영훈 기자

‘저희 가게는 신천지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경기 과천시의 한 베이커리 카페 사장 이민재(35)씨는 지난 23일 가게 안팎에 이런 글을 적은 안내판 세 개를 세웠다. ‘허위사실 유포 시 법적 대응하겠습니다’라는 경고까지 넣어 새로 제작한 것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하던 터에 신천지 교인이 가게를 운영한다는 잘못된 소문까지 돌면서 단골들의 발길마저 뜸해지자 강구한 조치다. 이씨는 “신천지 본부 바로 인근이라는 이유로 물질적, 정신적으로 상당히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신천지 교회 주변 가게들이 해당 종교와 관계 없다는 의미로 ‘NO 신천지’를 인증하고 나섰다. 신천지와 연관된 가게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상권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이 만든 신천지 OUT 스티커. '과천 사랑' 커뮤니티 제공
한 네티즌이 만든 신천지 OUT 스티커. '과천 사랑' 커뮤니티 제공

과천시에서는 많은 가게들이 비슷한 안내문을 내걸었다. 신천지 본부 인근은 물론이고 본부와 거리가 꽤 있는 식당과 슈퍼마켓, 카페들도 ‘신천지와 관계 없는 가게’ ‘신천지 출입금지’ 등의 문구를 곳곳에 붙여놨다.

서울, 경기 등 다른 지역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신천지 교회 근처에서 돈까스 가게를 운영하는 A씨 역시 지난 24일 신천지 교인이 아니라는 안내문을 가게 정문에 붙였다.

특정 종교에 대한 차별이라는 일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NO 신천지 인증에 나설 수밖에 없는 건 매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탓이다. A씨 가게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우리 가게에서 신천지 신도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는 등의 가짜 뉴스가 나돌아 매출이 반의 반으로 줄었다”고 토로했다. A씨도 “아내가 안내문을 붙이면 종교 차별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억울한 소문으로 망할 순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신천지 신도가 운영하는 가게를 직접 밝히자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서울 송파구 학부모들이 모인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선 신천지 가게를 알 권리가 있다’ ‘OO가게가 신천지 운영 가게라는 데 사실이냐’ 등의 정보 공유가 잇따랐다. 한 학부모는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가 큰 상황에서 아이들을 접촉하게 할 수는 없으니 당연히 신천지와 연관된 가게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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