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어난 아기가 30만명을 간신히 넘어섰다. 2018년 전세계 최초로 1명 아래로 떨어졌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15~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기 수)은 0.92명으로 더 추락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는 8,000명에 불과해 당장 올해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출생ㆍ사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0만3,100명으로 전년(32만6,800명)보다 2만3,700명(7.3%) 감소했다. 이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2017년 처음으로 30만명대로 추락했던 출생아 수는 3년 만인 올해 20만명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역대 최저였던 전년(0.98명)보다 더 낮아졌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0명대 출산율’을 2년 연속 기록한 것으로,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2.1명)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1.3명 미만인 국가는 한국, 포르투갈, 폴란드 정도”라면서 “1 미만으로 떨어진 만큼 OECD 국가 중 가장 출산율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망자는 29만5,100명으로 2018년 대비 3,700명(1.2%) 감소했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고령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인구 자연증가(출생-사망)는 전년(2만8,000명)보다 71.7% 줄어든 8,00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자연증가가 1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자연증가는 2016년 12만5,400명→2017년 7만7,000명→2018년 2만8,000명으로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김 과장은 “감소율이 높아지는데 크게 기여한 것은 출생”이라면서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0년도에는 자연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향후 출산율이 회복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우선 혼인건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23만 9,200건으로 1년 전보다 7.1% 줄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국내 30~34세 가임기 여성의 수는 2018년 5.0%, 2019년 2.7% 감소하는 등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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