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타는 수험생들 “막막·답답…향후 일정이라도 빨리 알려줬으면”
취업준비생들이 받은 공무원 및 국가자격, 영어능력평가 시험 연기ㆍ취소 안내 문자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26일까지 각종 시험이 연기 또는 취소되면서 취업을 준비하던 이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 국면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기 전까지 취업 시장은 얼어붙을 전망이다.

인사혁신처는 25일 오는 29일 시행할 예정이었던 2020년 국가공무원 5급 공채(행시)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 1차 시험(외시),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 필기 시험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되고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른 조치다.

인사처는 “무엇보다도 수험생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긴급하게 결정하게 됐다”며 “5급 공채 등 1차 시험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 일정을 재조정해 4월 이후 시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같은 날 역시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한 우려로 오는 29일 시행 예정이었던 57회 변리사 국가자격시험 일정도 연기됐다. 행시·외시를 주관하는 인사처의 경우 일정 부분이나마 향후 계획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지만, 한국산업인력공단 변리사 시험의 경우 이마저도 명시돼있지 않아 수험생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시험 연기 관련 인사혁신처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안내문

변리사 시험을 1년간 준비해왔다는 박모(27) 씨는 “공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는데 시험을 4일 앞두고 갑작스럽게 이렇게 공지를 받으니 힘이 빠지고 머리가 새하얗다”며 “다시 계획을 짜야 하는데 언제 시험을 칠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이 ‘시험이 취소됐다’는 문자만 덩그러니 보내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막연한 불안감과 부담감만 가중시키는 대처”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변리사 수험생 서모(27) 씨 역시 당황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 했다. 그는 “만약 이후 1차 시험에 붙더라도 2차 시험까지 기간이 얼마나 될지 몰라 준비에 차질이 있을 듯 하고, 학원도 회의를 한다는데 커리큘럼에 문제가 생길 것 같다”며 “연기 결정 말고는 다른 내용이 없는데 최소한 언제 이후라고만 알려줘도 시험 준비에 부담이 덜할 텐 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 시험 연기 공지에 있던 것처럼 대강 4월 이후라 생각하고 마지막 한달처럼 다시 계획을 짜서 준비할 것”이라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각종 입사 및 진학 시험에 사실상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영어능력평가 시험들도 잇달아 취소되면서 향후 계획에 차질이 생긴 수험생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날 서울대 텝스관리위원회가 다음달 7일로 예정됐던 텝스(TEPS)를 취소했고, 한국토익위원회는 이날 29일 전국 실시 예정이었던 토익(TOEIC) 정기시험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 중인 명모(29) 씨는 “취업준비 시장이 박살났다”며 “앞서 23일로 예정돼있던 투자자산운용사 시험도 이틀 전 시험 취소 문자를 받았고,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경우도 시험 직전 ‘취소 권고’ 문자가 와 설마설마했는데 토익까지 취소되니 정말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준비생 특성 상 이력서·자기소개서에 한 줄 더 넣기 위한 시험일정이 빼곡하게 차있는데 줄줄이 취소될 것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며 “토익 점수 없이 지원할 수 있는 곳이 과연 몇 군데나 될지, 상반기 취업시장에서 모집을 한다고 해도 쓸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이태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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