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안일한 태도ㆍ신천지 소극적 대응’ 비난 봇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던 25일 대구시청 특별대책회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접촉자가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감염병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수뇌부들이 모인 자리에 확진자 접촉자를 노출시킨 대구시의 안일한 태도에 비판이 쏟아진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인 비서와 접촉한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25일 오전 대구시청 특별대책회의와 오후 대구지역 소상공인 모임에 문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비서는 23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난의 화살은 대구시로 돌아갔다. 26일 한 누리꾼은 “대통령 안전도 문제지만, 저 자리에서 코로나19가 확산했으면 컨트롤타워 자체가 마비된다”며 “만일 숨기고 간 것이라면 테러와 맞먹는 수준의 문제”(ujn****)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대구시는 징징거리기만 하고 뭐 하는지 모르겠다”며 “방역 인력은 전부 감염 위기에 빠트리고 이번엔 국가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려고 하나”(dtz****)라고 비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지역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음에도 다른 지역자치단체의 대응보다 소극적인 태도로 눈총을 산 터라 더욱 비난이 거세다. 앞서 25일 경기도는 과천시의 신천지 시설을 긴급 강제조사했고, 서울시도 시설 전수조사 및 폐쇄에 이어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반면 대구시는 신천지에 철저한 수칙 준수와 협조를 당부하는 선에 그쳤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대구시장의 잘못이 가장 크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시작했을 때 (다른 지자체처럼) 신천지 시설을 모두 폐쇄했어야 한다”(tns****)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은 “방역보다 신천지 눈치와 보수 민심 잡기에만 혈안된 지자체장 무능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대통령까지 위험에 빠트리는 건 무슨 계획이냐”(aqu****)고 쏘아붙였다.
또 “권력 뒤에 있는 신천지 눈치를 보고 대통령에게 짐을 떠넘긴 채 책임 회피를 하려 한다”(bk핵****) “대구시장은 감성팔이만 하지 말고 경기도처럼 결단을 내려라”(mamy***) “기본도 안 돼있는데, 무슨 사태를 수습하나. 대구 깜깜하다”(ast****)는 지적이 이어졌다.
2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대통령은 자가격리 대상자는 아니다. 코로나19 접촉자의 접촉자는 자가격리대상이 아니기 때문. 문 대통령의 회의에 배석했던 이 부시장이 이날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청와대 비상상황은 일단락됐다. (☞관련기사 보기 : [속보] 보건당국 “문재인 대통령 자가격리 대상 아니다”)
한편 권 시장은 26일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제가 부족한 것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누가 지적하더라도 달게 받겠다”면서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섭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나쁜 정치 바이러스”라고 맞받았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