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대형마트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 25일 오전 8시. 창고형마트 코스트코 양평점에는 개점시간(오전 10시) 전부터 1인당 한 박스(20개입)로 제한된 마스크를 사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그러나 금방 동이 나 구입하지 못한 고객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 25일 오전 11시. 온라인몰 인터파크가 마스크 한 박스(25개입)를 2만원대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1인당 두 박스 구매로 제한했지만 판매를 시작한 지 채 5분도 안 돼 품절됐다.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속칭 ‘지라시’를 통해 마스크 판매처 등의 정보가 돌고 있다.

# 25일 오후 1시 15분. 롯데홈쇼핑은 티커머스 채널인 롯데원TV를 통해 마스크 한 세트(60개입)에 3만원대로 판매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 시작 3분만에 1,800세트가 다 팔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유통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판매에 제한을 두거나 조기 품절돼 소비자들의 항의를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TV홈쇼핑, 온라인몰, 편의점 등 온∙오프라인 전 업체가 마스크 물량 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지만 제조사와 납품업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약속된 물량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져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우리도 죽을 맛”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가장 직격탄을 맞은 건 온라인몰이다. 마스크 물량이 풀리자마자 품절되는 사태가 벌어져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쿠팡과 SSG닷컴은 직매입을 통해 마스크를 공급받고 있지만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쿠팡의 경우 하루 최대 100만장을 판매하고 있고, SSG닷컴도 일주일에 10만장 하루에 2~3만장을 풀고 있지만 판매를 시작한 지 5분도 안 돼 품절되고 있다. 이 때문에 “왜 물건이 없느냐”는 소비자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속 모르는 소리”라고 답답해하고 있다.

온라인몰 한 관계자는 “현재는 대형 유통업체가 아닌 제조사가 갑”이라며 “생산업체나 중간판매상들이 약속한 물량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약속 이행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아예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는 제조사가 많아 온라인몰 상품기획자(MD)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급기야 온라인몰업체가 “약속 이행이 안되면 해당 상품은 영구판매중지 될 수 있다”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등으로 온갖 회유를 해보지만 통하지 않는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이나 쿠팡은 직매입을 하기 때문에 일정한 가격선을 맞추기 힘들다”며 “제조사 입장에선 500원에 팔던 걸 2,000원에 팔라고 하면 조건이 더 좋은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위메프와 티몬, 11번가 등 오픈마켓도 입점업체가 마스크 가격을 올려서 판매해도 막지 못하는 실정이다. 입점업체 역시 마스크 생산업체가 아니니 가격이 올라가는 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오픈마켓 입장에선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져도 입점시킬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들은 “일단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GS와 CJ ENM, 롯데홈쇼핑 등 TV홈쇼핑업체들도 물량이 없어 마스크 판매방송에 제한을 두고 있다. 방송을 하더라도 지상파 채널이 아니라 녹화방송이 가능한 티커머스 채널을 통해서만 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지난달 31일 마스크 방송을 한 이후 한 달여 동안 판매 방송을 하지 못했다. 물량 확보가 어려워 마스크 판매 방송 계획도 잡혀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은 이날 티커머스 채널로 마스크 1,800세트(10만8,000장)를 판매했지만 날짜와 시간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 서버가 다운되거나 콜센터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이 빚어져서다. CJ ENM 오쇼핑 역시 이달 13일 티커머스 채널로 통해 마스크를 판매했다. 온라인으로는 마스크를 풀지 않았다. 지난 7일 현대홈쇼핑이 티커머스 채널로 마스크 방송을 하기 30분 전에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했다가 2분만에 품절 사태가 벌어졌고, 서버가 다운되는 등 소비자들의 원성을 한 몸에 받았기 때문이다.

홈쇼핑업체들은 “마스크 물량이 확보되더라도 앞으로는 사전 고지 없이 가급적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들도 마스크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코스트코나 이마트 등에는 문을 열기 전부터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구매해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고, 편의점도 발주 수량이 제한돼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마트의 경우 일별로 물량 차이가 있지만 하루 평균 20~30만장 정도를 확보해 판매하고 있다.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해도 조기 품절되기 일쑤다. 편의점 GS25는 최대 발주 시 일주일에 100개 정도 입고되지만, 점포별로 한 시간 내에 품절되고 있다.

지난 24일 이마트가 대구∙경북지역 내 이마트 7개 점포와 트레이더스 1개 점포에 총 141만장을 판매했는데, 25일 현재 대부분 품절 사태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1인당 30장으로 구매 개수 제한을 두었다.

향후 유통업체들의 마스크 부족 사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MD들에 따르면 국내 마스크 필터 원자재가 60%는 중국산이고, 나머지는 한국산인데, 제조사에서 원자재 수급에 애로가 있어 생산량이 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지난주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 사태로 물량수급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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