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시나리오까지 돌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창당의 명분을 넘어 이제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4ㆍ15 총선까지 50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원내 1당이 되기 힘들다는 위기감까지 고조되면서 비례전용 위성정당 창당이 여권 내 최대 관건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 창당 주장과 관련해 여권에서는 이제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기되기 시작했다. 고한석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전국청년당’을 아예 비례대표 정당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최근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기존 청년위원회를 아예 ‘전국청년당’으로 명칭을 바꿨다. 고 전 부원장은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민주당이 낼 수 있는 비례대표 후보자가 줄어 청년 당원들의 설 자리도 줄어든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비례대표만을 위한 ‘청년민주당’을 만들면 명분도 갖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고 전 부원장은 “(합당 후) 조직은 그대로 독립성을 유지, 중앙당에서 예산을 할당하여 자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선거 후에는 기존 민주당과 새로 만들어진 ‘청년민주당’과의 관계까지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창당 움직임은 당 외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서울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다가, 당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꿈꾸는 자’를 참칭하는 자들이 판치는 정치판을 한 번쯤은 바꾸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공천이 사실상 무산된 정 전 의원이 손혜원 무소속 의원 등과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다. 선거법 개정을 통해 양당제의 종식과 다당제로의 전환이라는 정치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자부한 민주당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정의당 등 범여권의 다른 소수 정당들과의 총선 이후 관계를 고려해도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제대로 된 명분을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눈치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등록을 받아들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도 타깃이 됐다. 4선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관위가 미래한국당의 선거법을 악용하는 반칙 행위를 폐쇄시키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저런 반칙 행위를 상대방이 하고 있는데 그대로 당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비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반칙 행위를 뻔히 보고도 당해야 되는 것인가 (당 내부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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