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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물품 지원” 대북제재 빗장 연 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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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물품 지원” 대북제재 빗장 연 유엔

입력
2020.02.25 19:00
수정
2020.02.26 00:5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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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IFRC 방역 물품 지원 승인… 남북간 방역 협력은 답보

북한 평양 김만유병원의 김욱 과장이 24일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천마스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막지 못해 의료용 마스크를 끼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평양=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평양 김만유병원의 김욱 과장이 24일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천마스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막지 못해 의료용 마스크를 끼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평양=조선중앙TV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방역 물품 대북 지원 사업을 승인했다. 북한이 감염병 차단을 위해 국경을 폐쇄한지 한 달 만으로, 신종 코로나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북한은 얼마 전 ‘마스크를 꼭 필요할 때만 아껴 쓰라’는 지침을 주민들에게 내리는 등 ‘온전한 자력갱생’이 여의치 않다는 정황을 노출한 바 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24일 성명에서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가 발병하면 수백만명의 주민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어 긴급 조치를 취한다”며 유엔의 사업 승인 사실을 알렸다. IFRC는 방역용 보호복과 안경, 진단 시약, 시험 기구, 적외선 체온계 등의 물품을 준비했다.

북한은 지난달 22일 이후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국경을 차단하고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등 강력하게 빗장을 걸고 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호흡기 질환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과 일회용 마스크 등을 자체 개발 중”이라고 연일 선전하지만, 전문가들은 “의료ㆍ방역 체계가 열악한 북한 현실상 역부족”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방역 물품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최근 공개되기도 했다.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북한 지원에 나선 것과 달리, 남북간 방역 협력 논의엔 진전이 없다. 국내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북한이 남한을 향해 문을 더 꽁꽁 닫고 있는 탓이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국내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시기”라며 말을 아꼈다.

민간 차원의 대북 지원 사업 논의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북한에서 가장 필요한 게 일회용 마스크”라며 “국내에도 마스크가 모자란 상황인데 마스크를 지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25일 현재 민간단체에서 공식적으로 대북 지원 승인 요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민간단체가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하려면 통일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남북이 협력 여지가 생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한이 북한을 시혜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게 아니라, 접경 국가끼리 감염병에 공동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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