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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 에티카 마스크 221만개는 왜 대구ㆍ경북으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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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 에티카 마스크 221만개는 왜 대구ㆍ경북으로 갔나?

입력
2020.02.25 17:13
수정
2020.02.2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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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티카가 마스크 지원한거다”· “식약처가 압수 마스크 공급한거다” 의견 분분 

 식약처, 제조업체 매점매석 적발 후 대구ㆍ경북 우선 공급 제안 

대구 시민들이 24일 대구 북구 침산동 한 대형마트에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줄을 서고 있다. 마스크는 한 사람 당 최대 30개까지 구입할 수 있다. 김민규 기자
대구 시민들이 24일 대구 북구 침산동 한 대형마트에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줄을 서고 있다. 마스크는 한 사람 당 최대 30개까지 구입할 수 있다. 김민규 기자

미세먼지 마스크 브랜드 에티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ㆍ경북 지역에 마스크 221만개를 공급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에티카는 24일 자사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최근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됨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및 이마트와 협업해 가장 시급하고 절실하게 필요한 대구ㆍ경북 주민을 위해 우선적으로 221만 개를 긴급 공급했다”고 말했다.

에티카의 공지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면서 “에티카 기억하겠다”(컨****), “너무 고맙다”(전****), “에티카 혼내줘야겠다. 코로나19 사태 지나가면 무조건 에티카 것만 쓰겠다”(무****) 등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미세먼지 마스크 브랜드 에티카가 24일 자사 홈페이지와 SNS에 대구ㆍ경북 지역 마스크 공급과 관련해 공지 글을 올렸다. 에티카 홈페이지 캡처
미세먼지 마스크 브랜드 에티카가 24일 자사 홈페이지와 SNS에 대구ㆍ경북 지역 마스크 공급과 관련해 공지 글을 올렸다. 에티카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일각에서는 혼란도 빚어졌다. 대구·경북에 공급된 마스크 221만개는 다름아닌 식약처가 매점매석 등 불공정 거래 행위 적발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한국일보 취재 결과 사실은 둘 다 맞다. 24일부터 대구ㆍ경북 지역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를 통해 판매된 마스크는 제조업체가 에티카에 납품했어야 하는 제품이었다. 그러나 에티카 측과 단가 문제를 두고 합의를 이루지 못해 납품이 진행되지 않던 상황에서 제조업체가 공장에 쌓아두고 있던 마스크 221만개가 보건 당국의 매점매석 단속에 적발됐다. 에티카 측 관계자는 “제조업체 측에서 정상 단가에 납품 하는 것을 거부하고 원래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5일부터 보건용 마스크와 손소독제의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고시를 시행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하는 물량을 5일 이상 보관하거나, 물량을 확보한 날부터 10일 이내 반환ㆍ판매하지 않는 행위를 매점매석으로 규정하고 금지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가 단속에 나섰고, 한 제조업체가 마스크 524만개를 물류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을 적발했다.

그런데 업체가 보유하고 있던 524만개 중 유통이 가능한 마스크 221만개가 에티카 브랜드 마스크였다. 식약처가 대구ㆍ경북 지역 우선 공급을 제안하면서 이마트와 에티카가 협업해 마스크를 팔게 됐다.

에티카 관계자는 25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그 동안 재고가 소진돼 제품을 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대구ㆍ경북에 공급한 물량은 제조업체에서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던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를 통해 판매된 에티카 마스크 가격은 82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저가 1,500원 기준 45%가량 인하한 금액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긴급한 상황이고, 국민 건강과 직결된 부분이라 마진을 포기한 채 이마트를 통해 대구ㆍ경북 지역에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며 “추가 생산은 제조업체와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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