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6000여 상가 25일부터 6일간 휴무… 확산세 보고 연장 검토
ABC 기자 “대구의 신종 코로나 대응방식이 세계 타 도시 모델이 될 수 있다”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대구 서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500년 역사 중 첫 휴장했다.
25일 오전 비가 내리는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안에는 인적도 끊기고 날씨마저 썰렁해 을씨년스러웠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서문시장’이라는 현수막 아래로 ‘코로나19 확산방지 예방 임시휴무’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건어물과 식자재 등을 나르던 화물트럭도 가게 앞에 줄 지어 주차해 있었다.
이날 우천으로 가게 정리를 위해 나온 건어물가게 상인은 “가뜩이나 장사가 안되는데 신종 코로나 환자는 늘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라며 “비가 오길래 할 일도 없고 판매대라도 정리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상인연합회는 이날 서문시장 1, 2, 5지구, 동산상가, 아진상가, 건어물 상가 등 6,000여개 모든 상가에 대한 입시휴무에 들어갔다. 출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19일과 23일 전반적인 방역 소독을 했지만 23일 신종 코로나 대응 태세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상가연합회는 긴급 이사회를 통해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임시 휴무에 돌입했다. 휴무 기간 동안 방역 소독 작업도 함께 진행된다.
조선시대부터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문시장 전체가 완전히 휴장한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텅 빈 시장 안에는 외신기자도 눈에 띄었다. 미국ABC 방송 영상기자와 취재기자, ABC 서울지국 PD 등 3명은 썰렁한 서문시장 거리를 영상에 담기 바빴다.
미국 ABC 이안 패넬 기자는 “21일 한국에 입국해 24일 대구로 내려왔다”며 “최근 이탈리아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한국과 대구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다소 줄어든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가 예전에 어떤 도시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 같은 풍경이 원래의 모습인 것처럼 느껴진다”며 “대구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 확산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대구의 신종 코로나 대응방식이 세계 타 도시의 모델이 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대구지역 전통시장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구약령시는 20일부터 2주간 잠정 휴업에 들어갔고, 칠성시장 입주상인들은 21~26일 자율운영 중이다. 중구 염매시장 상인 일부도 이미 문을 닫았다.
김영오 서문시장연합회장은 “신종 코로나가 대구를 덮친 후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인들이 부지기수”라며 “신천지 신자가 시장을 얼마나 돌아다닐 지 알 수가 없어 휴업조치했다”고 말했다.
서문시장은 신종 코로나 대구 확산세를 지켜본 후 휴장기간을 연장할 지 재검토한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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