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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일자리, 지역에서 앞장섭니다] 신중년 경험 활용… 수입 올리고 지역 봉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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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일자리, 지역에서 앞장섭니다] 신중년 경험 활용… 수입 올리고 지역 봉사까지

입력
2020.02.26 01: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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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은 지난해 4월 해남읍 YMCA 회관 2층에서 지역의 청년창업활동가에게 창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해남군 제공
해남군은 지난해 4월 해남읍 YMCA 회관 2층에서 지역의 청년창업활동가에게 창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해남군 제공

2년 전 전남 해남군청에서 기획실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김정수(63)씨. 은퇴 후 이렇다 할 일거리가 없이 무료한 나들을 보내고 있던 그였지만, 1년 전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해남군이 조직한 ‘구석구석 관광사진단’에 들어 사진 찍는 ‘일’을 가지면서다. “사진단 활동 덕에 열정 넘치던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는 김씨는 현재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김씨에게 주어진 일은 일주일에 두 번, 주요 관광지와 지역 곳곳을 누비며 사진을 찍는 일.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경관,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모습을 촬영해 군청에 넘기는 일이다. 채택된 사진들은 군 홈페이지에도 걸리고, 관광 홍보자료 제작에도 쓰인다. 김씨와 사진단 활동을 하고 있는 A씨는 “취미 생활로 사진을 찍을 때와는 달리 책임감을 느낀다”며 “모두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수입도 올린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들은 주 2일씩 ‘출사’를 나가 월 70만원 가량을 받는다.

해남군의 이 사업은 ‘20×2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연령별, 계층별, 분야별로 특화된 사업 20개를 만들어 20명씩 고용, 총 400개의 일자리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중년 경력활용 지역서비스 일자리’는 김씨처럼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베이비부머 세대,‘신중년층’을 겨냥한 사업이다. 다양한 경험과 재능을 가진 은퇴자들이 지역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부심은 물론 애향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군 관계자는 “‘100세 시대’라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으로 성과를 올린 군은 여세를 몰아 ‘까치영상단’을 조직하고 있다. 날로 늘고 있는 동영상 수요에 맞춰 동영상을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그룹이다. 관련 소질을 가진 50~70세의 군민들로 구성될 예정이며, 까치영상단은 홀로 사는 어르신, 요양시설, 장애인 가정 등을 직접 방문해 안부영상을 제작하는 일을 맡게 된다. 군 관계자는 “제작 동영상은 타지에 나가 있는 자녀들에게도 전달될 것”이라며 “출향민들이 고향을 한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올해 ‘20×20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 취ㆍ창업 지원 등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들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지역 최초 문화콘텐츠 양성을 목표로 한 예비사회적기업의 활동으로 군이 문화관광지로 주목을 끈 바 있다. 창작작품 제작ㆍ공연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 문화기업 JW코퍼레이션은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청년문화기획자 발굴과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은 군이 가진 다양한 자연, 문화 환경들과 맞물리면서 선순환 효과도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농업법인 연호가 주민들의 힘을 한데 모아 보리축제를 개최했고, 여기서 청년형 예비마을기업, 남쪽창고협동조합은 농수산물을, 해남햇살영농조합법인은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김치소를 판매해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었다. 일자리 창출이 판로개척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일자리의 지속성도 담보하는 모양새다.

해남군이 지난해 2월 해남읍 YMCA 회관 1층에서 명현관 해남군수와 신중년경력형 일자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자리 카페 개소식을 가졌다. 해남군 제공
해남군이 지난해 2월 해남읍 YMCA 회관 1층에서 명현관 해남군수와 신중년경력형 일자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자리 카페 개소식을 가졌다. 해남군 제공

군은 이 같은 선순환 효과를 내는 사회적 경제기업 육성을 위해 사업개발비와 인건비, 시설비 등 재정지원, 교육ㆍ컨설팅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실정에 맞는 일자리를 발굴, 지원하는 20×20 프로젝트에는 총 64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민간기업 취업 연계, 교육훈련, 직접고용 일자리 사업 등을 목표로 연중 실시된다. 또 이 같은 사업을 자체 평가하고 홍보하기 위해 오는 4월 해남읍 군민광장에서 청년스타 유튜버 양성 등 대규모 구인구직 취업박람회인 ‘잡짭(雜JOB) 페스티벌’도 가질 예정이다.

명현관 군수는 “양질의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지역경제에 활력이 생기고, 청년들의 정착으로 이어져 인구 감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며 “다양한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 창출로 군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해남=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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