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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ㆍ미술관ㆍ박물관 줄줄이 문 닫아… 문화예술계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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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ㆍ미술관ㆍ박물관 줄줄이 문 닫아… 문화예술계 올스톱

입력
2020.02.24 18:00
수정
2020.02.24 19: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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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산하 71곳 중 53곳 휴관… ‘기생충’ 흑백판 등 영화 개봉도 잇단 연기

예술의전당. 한국일보 자료사진
예술의전당.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계는 그야말로 초토화되기 직전이다.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이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국ㆍ공립 공연장과 전시관은 긴급하게 잠정 휴관을 결정했거나 논의 중이고, 공연 취소 및 연기, 영화 개봉일 변경 등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은 자체 기획 공연과 전시 행사, 교육 강좌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26일로 예정됐던 공연 ‘아티스트 라운지’는 취소됐고,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와 ‘조선근대서화전’ 전시도 문을 닫았다. 아울러 공연장을 대관 중인 기관ㆍ단체로부터 다음달 2일까지 공연 지속ㆍ잠정 중단 등 운영 여부를 회신받기로 했다. 공연이 취소될 경우 대관료는 전액 환불 조치한다.

국립극장은 다음달 공연 예정이었던 국립창극단 작품 ‘아비, 방연’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정오의 음악회’를 비롯해 산하 예술단의 공연 5개를 모두 연기한다. 국립극단은 28일 개막하는 연극 ‘화전가’ 공연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아르코극장, 대학로 예술극장도 대관 작품들의 공연이 취소될 경우 대관료를 환불할 예정이다.

서울시 산하 문화시설 71곳 중 53곳도 25일부터 전면 휴관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도서관, 서울역사박물관, 돈의문박물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이 해당된다. 서울문화재단은 남산예술센터에서 다음달 4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공연 인큐베팅 프로그램 ‘서치라이트’ 행사를 가을로 미뤘다.

세종문화회관과 창작 문화시설 등 휴관이 어려운 13곳은 별도로 안전 대책을 마련하여 운영하기로 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자체 기획 공연은 3월 말까지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대관 공연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공연 취소 시에는 대관료를 환불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클래식계도 공연 취소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 서울시향 등이 이달 말과 다음달 초로 예정됐던 공연을 취소했다. 앞서 클래식 애호가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와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취소됐고, 대관령겨울음악제는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22일 조기 폐막했다.

소극장들이 밀집한 대학로를 비롯해 전국 민간 공연장과 단체들은 고사 위기에 놓였다. 한국연극협회에 접수된 공연 취소 사례만 19일까지 전국 4개 지역에서 40건에 달한다. 위기 경보 단계가 격상되면서 취소 공연은 2~3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한국연극협회는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2020 연극의 해’ 사업 예산으로 책정된 21억원을 코로나19로 피해를 받은 연극인을 위해 사용하자고 문체부에 제안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도 코로나19 관련 공연예술분야 상담 창구를 마련했다.

국립 박물관ㆍ미술관ㆍ도서관 등 24개 기관도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잠정 휴관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국립대구박물관, 국립세종도서관 등 3곳은 이미 휴관에 들어갔다. 국립지방박물관 9개관(부여ㆍ공주ㆍ진주ㆍ청주ㆍ김해ㆍ제주ㆍ춘천ㆍ나주ㆍ익산)과 국립현대미술관 2개관(과천ㆍ청주), 국립중앙도서관 2개관(본관ㆍ어린이청소년)은 24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지방박물관 3개관(경주ㆍ광주ㆍ전주),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서울)은 25일부터 휴관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소관인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해양유물전시관, 국립무형유산원, 궁궐과 능의 실내 관람 시설도 다음달 8일까지 잠정 휴관한다.

대중문화계도 코로나19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영화계에선 개봉 연기와 시사회 취소 등이 잇따랐다. ‘기생충’ 흑백판을 비롯해 ‘사냥의 시간’ ‘밥정’ ‘콜’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이장’ 등 이달 말, 다음달 초 개봉 예정이던 신작들이 개봉일을 연기했다. ‘결백’과 ‘인비저블맨’은 각각 24, 25일로 잡혔던 시사회를 취소했다. 한국영상자료원도 영화관, 박물관, 열람 코너 등 모든 대민 서비스를 25일부터 무기한 중단했고, 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도 연기했다.

방송가는 음악프로그램을 관중 없이 녹화하거나 미뤘다.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미스터 트롯’도 24일 결승전 녹화를 취소했다. KBS는 코로나19 관련해 비상방송체제로 전환했다. JTBC 아침 뉴스 ‘아침&(앤)’은 김민아 기상캐스터의 발열 증세로 24일 방송을 결방했다. JTBC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해당 뉴스팀 전체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며 “김 캐스터의 확진 여부에 따라 방송 재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4, 5일로 예정됐던 영국 팝스타 미카의 내한 공연이 24일 전격 취소됐고, 방탄소년단은 24일 새 앨범 기자회견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김표향ㆍ라제기ㆍ권경성ㆍ장재진ㆍ한소범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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